‘탈(脫) 배민’ 외치는 프랜차이즈 업계…‘자사앱’ 띄우기에 사활건다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5.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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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수익성 확보, 가맹본부 고객 관리 ‘일석이조’
프랜차이즈 본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는 부담으로 작용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자사앱 화면. (왼쪽부터) bhc, BBQ, 교촌치킨./이미지=각 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자사앱 화면. (왼쪽부터) bhc, BBQ, 교촌치킨./이미지=각 사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사 애플리케이션(자사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워 이용자를 확보하고, 주문 플랫폼 주도권을 배달 플랫폼들로부터 되찾으려는 전략이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빅3’(bhc‧BBQ‧교촌치킨)의 자사앱 누적 이용자 수는 총 10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할인 쿠폰 제공 등 집중 마케팅으로 저마다 배달 고객 끌어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처럼 자사앱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사에 빼앗긴 주문 경쟁력을 되찾는 것뿐 아니라 높은 배달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통상 자영업자들인 점주들이 배달앱을 사용하게 되면 결제 금액의 20~30%가 수수료로 차감되고 여기서 남은 금액으로 인건비, 임대료, 식자재비 등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배달앱들의 배달비 및 배달 수수료는 점주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자사앱을 강화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치킨 업계 빅3 모두 ‘탈(脫) 배민’을 외치며 공식 자사앱을 출시, 고객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치킨 3사 중 자사앱을 가장 먼저 출시하고 공을 들인 업체는 바로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자사앱을 리뉴얼하며 기능 개선에 나섰다. 퀵오더와 가맹점 전용 어드민 서비스 도입을 통해 점주의 운영 자율성을 높였고, 회원제 혜택을 강화해 앱 이용률도 높였다.

이에 누적 회원 수는 2023년 351만명에서 지난해 620만명으로 1년만에 16% 증가했다.

교촌치킨은 앱 포장 주문시 상시 10% 할인, 쿠폰 무제한 사용, 등급별(웰컴‧VIP‧KING) 혜택 제공 등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제너시스BBQ 경우는 지난해 9월 자사앱 ‘BBQ앱’을 리뉴얼 출시했다.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과 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UI·UX) 개선을 통해 서버 안정성을 확보하고 주문 누락을 방지했다. 리뉴얼 이후 BBQ앱 누적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4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자사앱 전용 할인과 시즌별 메뉴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블랙 프라이드 데이’ 등 금요일마다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bhc는 지난 2월 ‘뉴 bhc 공식앱’을 출시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편리한 주문 환경에 중점을 둔 이 앱은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신규 앱에서는 기존 비회원제 주문 기능에서 벗어나 회원 등급별 혜택이 포함된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고 매장 방문 시간과 음식을 미리 주문할 수 있는 사전 예약 기능도 제주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bhc 측은 “자사앱을 통한 고객들의 직접 주문이 늘며 점주들의 배달 수수료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가맹점 수익 개선과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 “향후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력, ‘자사앱 고도화’가 가를 것”

일각에서는 치킨 업계 자사앱이 단순한 주문 플랫폼 기능을 넘어 점주와 프랜차이즈 본사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점주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며 장기적인 고객 관리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자사앱 운영에는 적지 않은 개발비와 이후 유지·보수 등 지속적인 비용이 수반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초기 자사앱 활성화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용 증가라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제너시스BBQ의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1207억원, 교촌에프앤비는 58.8% 증가한 1321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해당 금액이 모두 자사앱 활성화에 투입된 것은 아니지만 자사앱 관련 마케팅 및 프로모션 비용에 상당한 비용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앱 의존이 더 큰 리스크’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치킨 업계뿐 아니라 각 프랜차이즈들도 자사앱 띄우기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배달 수수료 절감 차원을 넘어 자사앱은 향후 고객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탈 배민’으로 시작됐지만 앞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자체 플랫폼을 고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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