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 거래로 이윤 창출·사회혁신 동시에”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6.1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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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서 ‘사회적 가치 거래 아이디어’ 제안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거래 가능한 가치로 파악할 수 있다면, 시장 시스템은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 거래 방안’을 19일 제안했다.

최 회장은 19~21일 사흘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 개회식에서 “이윤 창출과 사회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를 화폐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 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과 SK그룹 비영리 연구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의 공동 보고서 ‘가치의 재정의: 성과 기반 금융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가 발표됐다. 이는 세계 최초로 주류 경제를 대상으로 하여 사회적 가치 거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하는 보고서이다.

최 회장은 보고서의 공동 서문에서 “이러한 방식이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근본을 재구상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 거래(Tradeable Impact)’는 긍정적인 사회 성과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시급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적으로 측정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Credits)을 제공하고 교환하는 시장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정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 직접 보상하거나 세액공제 및 세액공제권 거래제도를 지원할 수 있고, 기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사회문제 해결 요소를 넣고 성과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아서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쉽게 말해 사회적 가치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정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세출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에 자원을 투입하면서도 기업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고 시장에서 그 성과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수익을 찾아낼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후생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사회성과 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s)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SK는 2015년부터 약 10년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 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은 약 500여곳, 이들이 창출한 사회문제 해결 성과는 약 5000억원, 이 기업들에게 SK가 보상으로 지급한 인센티브는 약 700억원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성과 기반 보상 방식을 채택한 사례가 많다”며 “단순히 측정과 보상을 넘어 사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이어 “더 많은 기관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혁신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편 슈왑재단은 세계경제포럼(WEF)이 1998년에 설립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사회혁신 네트워크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0만명 이상의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120개 이상의 기관 회원과 약 500여명의 세계적 영향력 있는 기업가와 사회혁신가들로 구성돼 있다. 슈왑재단 총회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수아 보니치 슈왑재단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은 지난 10여년간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강력한 지원으로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며 “이번 슈왑재단 총회는 대한민국의 이러한 노력과 경험에 대한 글로벌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서울에서 개최됐다”고 언급했다.

총회가 진행되는 2박 3일 동안 슈왑재단이 사전에 엄선해 초청한 글로벌 사회혁신가 200여명과 한국 사회적 기업가 약 50여명이 크고 작은 세미나와 워크샵에 참여한다.

첫날에는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 ERT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개최된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한국의 사회혁신 생태계를 통한 학습과 교훈’을 주제로 사회적가치연구원, 루트임팩트,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현대차정몽구재단의 온드림소사이어티 등에서 개별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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