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야당과 협치 실현 위한 영수 회담 정례화 구상 방안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는 국내, 외신, 미디어월을 통해 풀뿌리 기자들이 참석해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분야 별로 질의가 이어졌다.
다음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취임 30일 축하드린다. 국민,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를 빨리 마련한 데 대해 감사 인사드린다. 지난 30일간 G7 정상회의 등 내치와 외치를 두루 살피며 분주했는데 한 달 소회를 알려달라. 또 특별히 보람을 느끼거나 아쉬웠던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는 통합과 협치를 매우 강조해왔다. 취임 후 인선과 여야 대표 오찬 등을 통해서 이에 대한 실천 의지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국회 운영 과정 등을 두고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 대통령의 양보나 배려를 요청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향후 야당과 협치 실현을 위해서 영수 회담 정례화와 같이 구상하는 방안이 있다면 말씀 부탁한다.
▲ 아주 포괄적 질문 많아서 답변이 좀 길어질 거 같다.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사실 30일,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보통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간다' 이렇게 말하는데, 저는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지나가는 것 같다. '또 금요일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제가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토요일, 일요일은 대개 공관에 갇히기 때문에 그렇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제 슬슬 경호 의전팀들 또 대통령실 직원들, 경찰 등등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가 움직이면 한두 명이 움직이는 게 아니더라. 수십 명, 어쩌면 100명 이상 아니면 몇백 명이 비상 대기를 하고 그러더라. 눈치가 많이 보여서 주말에는 웬만하면 공관에서 일을 하는 편인데, 어쨌든 그 공관에 있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 (그래서)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가는 것 같습니다.
주변 참모들이, 죄송하다, 나이 드신 위성락 대사(안보실장)께서 코피를 쏟고 살이 빠져서 얼굴이 핼쑥해지고 이런 것을 보니까 미안하기는 한데, 제가 가진 생각은 우리 공직자들이 코피 흘리고 피곤해서 힘들어하고 이런 것들만큼 곱하기 5천117만배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참모들에게도 잘 견뎌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다.
아쉬움도 많이 있다.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30시간만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꽤 있다. 아쉬움도 많이 있다. '하루가 24시간 아니라 30시간이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한다.
성과라고 하면 좀 그렇기는 한데, 좀 괜찮다 싶은, 잘 되어가는 것 같은 점은 눈에 띄는 주식시장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말씀드렸는데 저는 실제로 그런 확신이 있었다. 나라의 시스템이 정상이 되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은 3천 포인트를 넘어갈 거고, 거기에 적정한 경제 정책, 산업 정책이 제시되고, 예를 들면 한반도의 평화 체제가 안정화된다든지 또는 주식시장이 눈에 보이는 어떤 제도 개선, 상법 개정 같은 거다. 그리고 부정경쟁 요소를 확실하게 제거하면, 주가 조작이나 허위 공시 그런 걸 말하는 거다. 그런 게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고 확신했는데, 어쨌든 정권 교체 자체만으로도 우리 국민들께서 미래에 대해서 약간의 긍정적 전망을 가지게 되고 그게 주식시장에 반영이 되어서 대한민국의 자산 가치도 올라가고 국민들의,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이 한정되기는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주머니도 약간은 지갑은 약간 두툼해진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통합과 협치, 그리고 인사, 이게 사실은 관련성이 매우 높다. 최근에도 인사와 관련해서 분명히 질문할 거라 제가 미리 말씀을 드리면 이게 모두 관련이 있다. 인사에 대한 불만도 사실은 있고, 부족한 점도 있고 '더 나은 사람을 했어야지' 이런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나, 또는 야당 또는 지지층 안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그런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저는 인사와 관련해서 우리 국민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의 색깔에 맞는, 한쪽 편에 맞는 사람만 선택해서 쓸 수도 있다. 그러면 조금 더 편하고 속도도 나고 갈등은 최소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것처럼 저는 야당 대표 또는 여당 대표가 아니고,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 국민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통합의 국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또는 색깔이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 시멘트, 자갈, 모래, 물 이런 것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 그런데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가 된다. 모래만 잔뜩 모으면 모래 덩어리가 될 뿐이다. 그래서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 영역에서는 (그렇다.)
최근 검찰 인사 관련돼서 이런저런 지적들이 있다. 저는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쳐오면서 어쩔 수 없이 있는 공무원밖에 쓸 수 없는 한계가 있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하고 색깔이 비슷한, 우리를 지지했던 쪽을 다 골라내면 남는 게 없더라. 골라낼 수도 없었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써야 했다.
그리고 공직자들은 이런 게 있습니다. 공직자들, 특히 직업 공무원들은 지휘자, 인사권자에 따라서 움직이게 돼 있다. 개별적 역량들을 가지고 있고 국가에 충성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기본적 소양만 있으면 결국 지휘자가 지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 공직 사회는 로봇 태권브이 비슷해서 그 자체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결국은 그 헤드에, 조정관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철수나 영희가 아무것도 안 하면 결국 공직 사회 그 자체가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공직 사회에 대해서 우리가 이런 비난들을 가끔 한다. 뭐 영혼이 없다, 해바라기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비난하면 안 된다. 직업 공무원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 국민의 주권 의지를 대행하는 지휘관에 따라서 움직이는 게 의무다. 그게 법률상 의무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훈련돼 있다. 결국은 최종 인사권자, 지휘자가 시키는 대로 한 거다. 어쩌면 비난받는 그들도 억울할 거다. 지휘에 따라서 하는 것인데 (생각할 수 있다). 공직 사회, 특히 직업 공무원들은 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도록 법에 의무화돼 있다. 그걸 해바라기라고 비난하면 안 된다. 내용을 채우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인사권자, 최종 책임자,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대통령이다.
그래서 다 골라낼 수도 없고 또 다 골라내서 한쪽만 쓰면 결국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잘못된 게 있다면, 최대한 고쳐서 써야 한다. 부족한 게 있다면 또 채워줘 가면서 같이 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기본적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다 같이 가야 한다. 그래서 그런 측면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인사를 하다 보니까 일면에서는 칭찬받기도 하지만, 일면에서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인사는 그 자체가 목표 또는 목적이 아니고 어떤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어떤 정책을 채택할 것이냐, 또는 어떤 정책에 대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거냐를 가지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시간을 주고 좀 기다려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사는 중요하지만, 인사로 모든 게 결정되지는 않는다. 자질이 없거나 부정부패하거나 무능하거나 또는 이기적이거나 뭐 이런 인사를 하는 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고 성향이 다르다, 어떤 누구와 관련이 있다, 누구와 친하다더라, 누구와 어떤 관계가 있다더라 이런 걸로 판단해서 배제하기 시작하면 남는 게 없다. 이게 어쩌면 정치 보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야당의 불만은, 저도 최대한 그 불만이 뭔지 실질적인 논거가 있는 것인지 즉, 합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해본다. 만약에 타당하고, 합리적 근거가 있는 거라면 당연히 그 지적을 수용해서 교정해야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끊임없이 대화할 생각이다. 못 만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제 개인적인 삶도 그랬고, 공직 생활도 그랬지만 벽을 세우거나 선언을 그어서 미리 차단해서 가능성을 봉쇄하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나 보고 이야기 들어보고, 정리해도 늦지 않다. 우리 야당도, 국회의원들도 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 대리인, 대표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저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주 만나 뵐 생각이다.
그런데 영수 회담을 정례화할 거냐 문제는 고민해 보겠다. 형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필요하면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쪽의 일정에 맞춰서 필요할 때마다 만나면 된다. 그런데 이것도 안 하다 보니까 조금 약간의 부작용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공식·공개 모임, 공식·비공개 모임, 비공식·비공개 모임, 이게 단계들이 있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비공식·비공개 모임 이런 거는 모임 자체도 안 알려지면 그런 걸 자주 할 수 있다.
공식·비공개 모임, 이런 건 대화 내용을 보안을 지켜주는 게 좋다. 여러분도 아마 그러실 수 있는데, '말하기 무섭다', '녹음 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실제 그렇다. 그런데 공식·비공개 모임 같은 경우에는 만나는 건 공식적으로 만나지만 드러내지 않고 할 이야기를 다 하자,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자고 만나는 건데), 그중에 일부를 떼어서 어디 공격 소재로 쓰거나 그러면 그다음에 만나기가 어렵다. 그거(그렇지 않겠다는 합의가)는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안 하다 보니까, 하도 귀하게 보다 보니까, (그런 모임이) '기회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앞으로는 그러한 것들을 서로 잘 지켜가면서 많은 비공식·비공개 모임, 또는 공식·비공개 모임도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모두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대리인들이기 때문에 굳이 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이해관계 또는 개인적 이권 이런 것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면 사적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 양보나 배려나 필요하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공적인 일에는 사적 이해관계가 배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별로 관계없을 경우가 많다. 그러면 뭐 양보할 수 있다. 도달하는 길은, 목표는 똑같은데 오른쪽으로 갈 거냐, 왼쪽으로 갈 거냐, 버스 타고 갈 거냐, 비행기 타고 갈 거냐, 뭐 기차 타고 갈 거냐, 그거는 양보할 수 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버스 타고 가면 안 된다, 이럴 경우에 버스를 타는 걸로 양보할 수는 없다.
그리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중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양을 양보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마 야당이나 이런 데서 그런 주장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지만, 예를 든다면, 극단적인 예다. 이때까지 매년 10개를 훔쳐 왔는데 앞으로는 8개만 훔치자, 아니면 2개 훔치는 것은 허용하자는 것을 양보할 수 없다. 이런 거는 양보라고 할 수 없다. 그거는 야합이다. 그래서 저는 타협과 야합, 봉합과 통합 이런 건 좀 구분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정말로 협의 또는 타협 그리고 통합에 필요한 것들은 제가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제가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