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세계 E&P(석유개발) 시장이 장기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셰일오일 시장의 위축과 전세계 석유·가스 탐사투자 감소 등으로 E&P산업과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늘어나는 석유수요, 생산은 탈OPEC화 및 다각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12월 12일 ‘글로벌 E&P산업 동향과 전망’ 이슈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이하 IEA)는 2040년까지 세계 석유수요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IEA는 석유수요가 2018년 9,690만b/d(하루당 배럴의 양)에서 2040년 1억640만b/d로 950만b/d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런 석유수요에 따른 생산은 점차 다양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셰일오일을 비롯해 이라크나 브라질 등 석유수출기고(이하 OPEC)가 아닌 국가들의 석유 생산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석유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OPEC의 시장점유율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IEA는 OPEC의 시장점유율이 2018년 39%에서 2025년 36%까지 떨어졌다가 2040년에는 39%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0년 중반까지 미국의 총 원유 수출 규모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중질 원유 수입국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석유 부족해진다"
문제는 석유 생산이 증가하는 수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냐는 문제다. 최근 세계 석유·가스 업스트림 부문 투자는 2017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다. 다만 탐사부문 투자는 크게 둔화되고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석유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IEA에 따르면 탐사부문 투자는 2010년 초중반부터 부진해지면서 지난 10년간 대폭 감소했다. 따라서 수출입은행은 “경기침체 이후 투자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서 중장기적인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역시 셰일오일의 생산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투자가 줄어들면서 셰일 생산기업 센테니얼 리소스(Centennial Resource)는 2020년 생산 전망을 당초보다 거의 절반으로 줄였으며, 체사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나 아파치 같은 대형 회사들도 투자를 축소하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미국 E&P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9년 8월까지 파산신청한 기업이 26곳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석유시장이 큰 변화를 앞둔 가운데 OPEC플러스 산유국의 추가 감산도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2월 7일 OPEC플러스는 하루당 배럴 감산을 50만 배럴 추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서 하루당 매럴 감산량은 120만 배럴에서 170만 배럴로 늘었다. 한편, 일본은 자주개발률(자국 정부나 기업이 직접 개발해 석유가스 생산량을 높이는 것)을 29.4%까지 끌어올리면서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석유나 가스를 안전하게 자국으로 실어나르는 에너지 안보 이슈도 전세계적으로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