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수준으로 유연한 컬러 투명태양전지 나왔다!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1.12.01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IST 최경진 교수팀,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구멍 낸 방식의 컬러 유연 투명태양전지 개발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검고 딱딱한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하는 컬러 유연 투명태양전지 기술이 개발됐다. 투명태양전지는 건물 외벽, 창문 등에 설치할 수 있어 주목받는 신개념 태양전지다. 기존 검은 실리콘태양전지와 달리 빛을 투과시켜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고 유연해, 건물 외벽에 적용 시 심미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팀이 실리콘에 미세구멍을 조밀하게 뚫어 유연성을 지닌 투명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지난 11월 30일 밝혔다.

최경진 교수가 개발한 유연 태양전지를 굽혀 보이고 있다. [사진=UNIST]
최경진 교수가 개발한 유연 투명태양전지를 굽혀 보이고 있다. [사진=UNIST]

최 교수팀은 실리콘에 뚫린 미세구멍을 착색된 고분자 물질로 채워 넣어 색상 조절이 가능하게 했다. 태양전지에 쪼여진 빛 중 일부가 미세구멍 내 고분자 물질을 통과해 우리 눈엔 투명한 색상으로 보인다. 착시 현상 때문에 검은 실리콘은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빛은 실리콘에 흡수돼 전기를 만든다.

최 교수팀은 여기에 유연성과 색상을 더했다. 특히 딱딱한 실리콘을 이용했음에도 고무 수준으로 유연성이 뛰어나다. 보통 무기질인 실리콘을 구부리면 높은 응력(힘)을 견디지 못해 균열이 잘 생긴다. 한번 균열이 생기면 빠르게 퍼져나가 태양전지가 파손되고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곡면 등에 설치가 어려웠다.

최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기판에 수십 마이크로미터(10-6m) 크기의 미세 구멍을 뚫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굽힘 시 응력이 아주 좁은 영역에만 집중돼 구조가 더 유연해지고 균열이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 수천 번을 구부려도 구조가 깨지지 않는다. 또 미세구멍에 착색된 고분자를 끼워 넣으면 태양전지 색상도 중성에서 녹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개발된 유연 컬러 투명태양전지 [사진=UNIST]
개발된 유연 컬러 투명태양전지 [사진=UNIST]

최 교수팀은 기계적 특성을 분석하는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분자 재료가 굽힘 동안 응력을 방출해 유연성이 한 층 더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유연성이 매우 뛰어나 태양전지를 거의 반쯤으로 굽히는 수준(굽힘 반경 8mm)의 굽힘 테스트를 수백 번 진행한 이후에도, 초기 효율의 95% 이상을 유지했다. 또 태양광 흡수 물질로 실리콘을 사용해 85oC, 85 %의 습도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1,500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무기물인 실리콘은 유연하진 않지만 고온다습한 환경을 잘 견디는 장점이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계적 특성에 대한 전산 시뮬레이션을 유연 태양전지개발에 적용한 매우 새로운 시도”라며, “건물의 창문 등에 사용될 수 있을 만큼 투명할 뿐만 아니라 유연하고, 색상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산시뮬레이션을 통한 기계적 특성 분석  [사진=UNIST]
전산시뮬레이션을 통한 기계적 특성 분석 [사진=UNIST]

이번 연구는 첨단 기능성 소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1월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사업(미래기술연구실 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