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리더스클럽 8] 솔라플레이 안병준 대표, “급변하는 태양광 시장 흐름에 맞춰 협력 체계 구축할 것”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4.08.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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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사 태양광발전소 50MW 달성 목표… 지붕태양광 중심의 사업 전략 강화

인더스트리뉴스는 2024년 <Change The World>라는 의미를 담아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외 대표기업 CEO 인터뷰를 매달 릴레이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태양광 산업 분야의 대표 CEO를 만나는 여덟 번째 주인공은 솔라플레이 안병준 대표입니다. / 편집자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솔라플레이는 2001년 설립해 건축물과 한전 설비 전기공사로 경험을 축적해오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태양광 개발에 참여해 현재 2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개발·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40MW 규모의 자사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8개 지사를 운영 중에 있다. 20여개의 특허 등 태양광 분야 지적재산권을 보유하며 기술력을 갖춘 EPC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본지는 올해 태양광 업계 CEO 릴레이인터뷰 기획을 통해 대표 리더들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여덟 번째 주인공은 솔라플레이 안병준 대표다. 안 대표는 한국태양광공사협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굴곡 많은 태양광 시장에서 때마다 방법론을 내며 태양광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매진해왔다.

솔라플레이 안병준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올해 태양광 산업의 최대 화두는?

계통연계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 송전선로 증설 미비로 동해안 지역의 신설 화력발전소가 가동 불능 상태고, 이에 따라 강원도와 경북 일대는 배전선로나 변전소 용량의 여유가 있음에도 신재생에너지 계통 접속이 불가하다.

아울러 광주 전남과 전북, 그리고 제주 지역의 전 변전소가 계통관리 변전소로 지정되면서 발전사업 허가와 개발행위 허가를 얻더라도 발전소를 착공하거나 상업 운전을 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발전사업도 신규 사업이 불가하기는 마찬가지다.

농사에 비유하자면, 어렵게 땅을 일궈 작물을 재배해 수확을 하더라도 시장에 팔 수 없는 격이다. 이에 계통연계가 되는 지역으로 사업자들이 몰릴 것이고 태양광 사업자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구매자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내몰렸다.

솔라플레이는 태양광 중심의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큰 기여를 해왔다. 그간의 의미 있는 성과를 소개한다면?

솔라플레이는 당초 아파트와 빌딩 등 건축물 전기공사를 담당하고, 한전의 송·변전설비 공사와 배전선로 공사를 주업으로 하는 전기공사 업체였다. 2006년 우연한 기회에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전기공사 업체로 참여했으나 납기일을 지키기 위해 품질관리와 안전관리를 등한시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시공 조건 때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2016년 즈음,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아닌 운영에 눈을 뜨면서 자사발전소를 가져야겠다는 전략을 세웠고, 그때부터 자사 태양광발전소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현재 토지형 태양광발전소 30MW를 운영 중이고 허가를 득하고 선로를 기다리는 곳, 새로이 개발하고 있는 곳을 합쳐 10MW 정도가 건설 대기 중에 있다. 지붕임대태양광은 10MW가 운영 중에 있고 5MW 정도가 허가 진행 중이다. 현재 솔라플레이가 운영 중인 발전소는 40MW이고 곧 50MW를 초과하게 될 것이다.

솔라플레이 안병준 대표는 “풍부한 태양광발전소 사업 개발과 건설, 운영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지붕태양광에 집중하고 있다. 크게 지붕임대태양광, 자가RPS태양광, RE100태양광으로 나눌 수 있다. 지붕임대태양광은 공장을 가진 기업이 당사에 공장 지붕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발전소의 건설, 운영, 유지보수의 책임은 당사가 갖는 방식으로 태양광발전에 비전문가인 기업에서 건설이나 유지관리 스트레스 없이 과외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자가RPS태양광은 자본 여력이 되는 기업이 자가 공장 지붕에 직접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해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인허가, 시공 등은 당사가 지원하고 발전소 운영은 공장을 가진 기업측에서 직접 하게 된다. 별도의 유지관리 계약을 맺어 유지관리를 도와주기도 하며, 자금이 부족할 경우 기업의 여신한도를 소모시키지 않는 방법의 대출을 연계해 주기도 한다.

최근 RE100 이슈가 커지고 산업용 전력요금이 상승하면서 자가 공장 지붕에서 생산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이러한 ON-SITE PPA는 한전 계통의 여유 여부와 상관없이 태양광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 투자로 태양광 설치 운영을 할 수도 있지만, 자금 부족이나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기업은 신용이 좋고 태양광발전소 시공과 운영 경험이 풍부한 기업에 지붕을 임대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쓸 수도 있다. 초기비용과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솔라플레이는 기업 측의 필요와 한전의 계통 연계상황 등을 파악해 임대, 자가RPS, RE100 중 가장 적합한 사업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별한 에피소드나 경험이 된 내용이 있다면?

솔라플레이는 초기부터 토지형 태양광의 개발, 시공, 운영을 주요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격거리 규제, 민원 등으로 개발 가능한 입지가 줄어들면서 일찌감치 지붕형 태양광으로 눈을 돌렸다. 지붕임대태양광 개발을 위해 추진한 사업 중 포천시에 있는 DSIC라는 피혁가공공장이 있었는데 허가 절차에 들어가 보니 포천시 조례에 적합하지 않았다.

DSIC는 유럽 회사들에 천연가죽을 가공 납품하는 기업이다. 바이어들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는 압박이 있었고, DSIC에서도 꼭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가공하지 않더라도 무엇인가 재생에너지 생산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유럽의 바이어들도 그 정도는 허용해 준다는 생각이었다.

태양광발전소의 건설과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느낀 DSIC는 당사에 지붕을 임대해 태양광을 설치했다. 이러한 현장을 유럽 바이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고, 이러한 노력과 상황을 이해한 포천시와 포천시 의회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조례를 완화 개정해 줌으로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었다.

포천시 소재 DSIC 피혁가공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전경 [사진=솔라플레이]

국내 태양광 시장 성장의 견인 요소로 RE100이 주목되고 있다. 관련 의견과 사업 전략은?

기업이 RE100을 이행하는 방법으로는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입하는 방법, 녹색프리미엄 요금제 전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기본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적합하겠으나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개발, 시공, 운영하고 유지관리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다. 이에 REC 공급인증서를 구입하거나 녹색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는데, REC 공급인증서 구입은 한전 송전망이 부족해지고 계통관리 변전소가 늘어나면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공장이나 창고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자가 공장이나 창고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저렴한 RE100 이행 방법이다. ON-SITE PPA는 한전 계통에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한전 계통의 여유 여부와 무관하게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할 수 있어 현재 RE100 이행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솔라플레이는 RE100 이행에 나선 기업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높은 신용을 갖춘 제3의 기업을 연계해 주고 있다. 재생에너지 수요기업으로부터 지붕을 임대해 발전소를 건설하고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다시 그 기업이 구매해 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의견이나 정책 제언, 업계와 공유하고픈 생각이 있다면?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통적인 숙제가 됐다. 에너지전환은 가장 핵심적인 대응 방법으로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는 사업이다. 건물 지붕이나 벽면, 혹은 농사를 짓는 농지 위의 태양광 등 변화되는 모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등 꼭 필요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고 계획을 공유해야 한다. 부정적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업부와 한전은 송전망을 빠르게 확충하고 양수발전 등 장주기 ESS(LDES, Long Duration Energy Storage)를 충분하게 설치해 재생에너지의 송배전망 접속을 원활하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태양광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도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튼튼한 발전소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솔라플레이의 2024년 사업 계획과 장기적인 목표는?

국내 태양광 모듈, 인버터 등 기자재 제조기업들이 중국 제품에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EPC와 운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 분야와 수요 대기업들도 발전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제조, 유통, 사업개발, 건설, 운영, 금융 등으로 나뉘어 있던 업종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로 무한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솔라플레이는 태양광발전소 사업 개발과 건설, 운영 경험은 풍부하나 자본력이 갖춰진 제조, 금융, 수요 대기업 등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에 이러한 기업들과 협업하거나 글로벌 투자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솔라플레이는 풍부한 태양광발전소 사업 개발과 건설, 운영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태양광 산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3년 전 REC 가중치 조정 시 지붕태양광 REC 가중치를 지켜낸 것이다. 정부 측에 지붕태양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지붕태양광이 단순히 설치·공사비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데에 작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 등 문화콘텐츠가 있다면? 

평소에 책은 좀 읽는 편이고 영화나 연극, 뮤지컬도 가끔 관람한다. 책으로는 알래스카 인디언의 이야기를 담은 벨마 월리스의 <두 늙은 여자>가 있다. 부족에게 버려 짐으로서 나태함을 버리고 강해진 두 늙은 여자의 이야기다. 연극으로는 <불편한 편의점>이 기억난다. 줄거리는 생략하고 한강철교 위를 지나는 열차에서의 주인공 독백이 와 닿는다. “다리는 뛰어내리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건너라고 있는 것이다” 마치 어려움에 처한 지금의 태양광 사업자들에게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다.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건강을 타고났는지 숨쉬기 운동만 해도 많은 근육량과 적은 지방량, 적절한 체중이 유지됐다. 성인이 된 후로 감기에 걸려 본 적이 없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런데 최근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아침마다 국민체조로 스트레칭을 하고 저녁으로는 스쿼트와 바벨운동,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등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여름 휴가로 추천할만한 곳은? 

여름 휴가는 떠나본 기억이 없다. 여름에는 장마와 폭염으로 전기 사용이 많아지고 습도도 높아 누전 합선 등 전기사고가 많은 계절이다. 전기기술자로서 여름에는 늘 사고를 대비해 대기 중이었다. 그래서 휴가는 주로 더위가 지난 가을에서야 가곤 했는데 여름에 휴가를 가게 된다면 동해안 백사장의 파라솔 아래 누워 푸른 바다를 보면서 쉬고 싶다.

 직원들에게 나누고픈 메시지는? 

3년을 배워 30년을 써먹는다. 앞으로 일반 소비자가 쓰는 에너지는 모두 전기에너지가 될 것이고,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될 것이다. 휘발유 몇 리터보다 전기 몇 kWh가 에너지량으로 더 쉽게 이해될 날이 올 것이다. 재생에너지라는 좋은 직업을 택했으니 열심히 해서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 우위에 서기를 바란다.

 2024년 개인적으로 달성하고픈 목표는? 

노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여행을 좋아해서 100개국 한 달 살기가 꿈이었다. 50살까지만 일하면 은퇴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60이 되는 지금까지도 은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 은퇴는 힘들 것 같다. 먼저 올해에 한 달의 노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매년 한 달씩 늘려 6개월까지 늘릴 계획이다. 6개월 일하고 6개월을 논다면 더 오랜기간 현역으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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