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IAEA 사무총장 “북한 핵 보유 인정하고 대화 나서 문제 해결해야”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한국이 국방비를 미국처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나 3.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기업연구소(AEI)가 ‘미국 안보에 대한 중국의 포괄적 위협’을 주제로 개최한 대담에서 “일본은 아베 및 스가, 기시다 총리 아래서 국방비를 크게 올렸다. 한국도 국방비가 국내총생산 대비 2.5%다. 동맹국의 협력(pitch in)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 시절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한 이유에 대해 중국이 조약 참여는 거부하면서도 이 조약을 미국의 핵 능력 제한에 이용하려고 했다면서 “중국은 INF를 창과 방패처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핵무력과 관련해 “중국은 미국과 핵 균형(nuclear parity)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을 겨누는 1500개의 전략 무기를 갖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며 이 중 1000개는 아마 저장고에 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는 어떤 군비 통제가 없기 때문에 (중국의 핵무기는) 러시아 (핵무기) 자산보다 더 생존력이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대략 어떤 것을 가졌는지 알고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미국이 빠르게 핵무기 3축(전략 폭격기·전략핵잠수함·대륙간탄도미사일)을 현대화하고 우리의 능력을 확장하지 않으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가 더 이상 핵분열물질을 생산하지 않으며 러시아에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우리보다 앞서 있어 우리는 핵(무기) 게임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보도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규탄받아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서로를 지나쳐 대화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도 동시에 북한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고 외교적인 준비 조치(diplomatic preparatory moves)가 필요하며, 그게 가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핵탄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대외적으로 처음 공개했다. 북한 관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 시설을 현지 지도하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과 핵 안전에 관한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은 방대한 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기본적인 국제 핵 안전 기준이 준수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세계 유일의 핵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더 많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exponentially)’ 생산하기 위한 더 강력한 노력을 촉구했다면서, 북한이 30개 또는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는 추정이 있다고 답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늘려가고 있는 국제적 시점에 있다”면서 “이는 근본적이고 매우 뿌리 깊은 병폐의 증상으로,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