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영업 중단 및 영업용순자본 감소행위 제한
금융당국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부동산신탁업계 전체에 대한 관리 강화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업계 6위인 무궁화신탁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중 최고 수위인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부동산신탁사가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기준치인 100%를 밑도는 69%로 확인됨에 따라 경영개선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무궁화신탁의 NCR은 자산건전성 재분류와 시장위험액 과소계상 시정 결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궁화신탁은 이번 경영개선명령에 따라 유상증자. 자회사 정리, 합병 또는 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제3자 인수계획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획은 내년 1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이후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 아래 이행 과정을 점검받게 된다.
이와 함께 무궁화신탁은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 영업이 중단되며 영업용순자본 감소행위도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의 경영정상화 추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탁사의 고유계정과 신탁재산이 도산과 절연돼 있어 신탁사업으로 진행 중인 PF 사업장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무궁화신탁이 일부 부동산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분양 계약자 등 예상치 못한 피해를 막기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사업장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관리하기로 했다.
현재 무궁화신탁의 협력업체 325곳 중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확보한 계약은 33%에 불과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부동산신탁업계 전체에 대한 재무건전성 관리와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책임준공형 NCR 산정기준 강화와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위험액 한도 설정, 내부통제 기준 표준화 등 제도 개편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기적인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부동산신탁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자본 확충과 자금관리 계획을 보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신탁사 중 가장 취약한 재무 상태로 평가받아왔으며, 이번 경영개선조치의 결과에 따라 정상화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