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우체통이 40년 만에 변모한다. 일반 편지는 물론 소포우편물, 폐의약품, 커피캡슐까지 투함할 수 있어 국민 편의를 높일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환경보호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ECO(에코) 우체통’을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올 연말까지 서울 종로구와 강남구 전역, 서울 소재 총괄우체국 22곳 등지에 90여 개가 설치된다.
ECO 우체통은 우편물과 폐의약품·폐커피캡슐 등 회수물품의 투함구를 분리해 우편물의 오염을 방지했다. 또 투함구 크기를 키워 ‘우체국 2호(27cm×18cm×15cm)’의 작은 소포 접수도 가능하다.
소포 우편물 접수 방법은 우체통 표면에 안내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우체국앱·웹의 간편 사전접수를 신청해야 한다. 접수 시 안내되는 16자리 사전접수번호를 소포 상자 표면에 기재한 뒤 투함하면 된다.
현재의 우체통은 1984년부터 운영됐다. ECO 우체통 도입으로 40년 만에 형태가 변경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통 재질도 FRP에서 강판으로 변경해 환경오염 방지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우체통 재질인 FRP(섬유강화 플라스틱)는 저렴한 단가 및 부식에도 강해 관리가 용이하지만 외부충격에 약하고 재활용이 어려우며 폐기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우정사업본부는 편지만 전달하던 우체통의 기능 확대를 위해 2023년부터 폐의약품 회수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10월부터 커피캡슐 회수 사업까지 확대했다.
이를 위해 현재 우체통의 투함구에 대한 변화가 필요했으며 ECO 우체통의 형태로 변경하게 됐다.
폐의약품·커피캡슐은 기존 우체통에도 투함할 수 있다. 폐의약품은 전용 회수봉투 또는 일반봉투에 봉함(물약은 제외) 후 봉투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기재한 뒤 투함하면 된다.
커피캡슐은 사용한 원두 찌꺼기를 캡슐에서 분리해 알루미늄 캡슐만 전용 회수봉투에 담아 투함해야 한다.
다만 ECO 우체통의 우편물 투함구가 커지는 만큼 쓰레기 등의 투함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담배꽁초·음료수 등이 투기돼 우편물이 훼손되는 경우 ‘우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휴지 등 단순 오물 투기 시에도 ‘경범죄 처벌법’·‘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범칙금 및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우체통의 올바른 사용법 준수를 당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줄어드는 우체통의 감소를 막고 더 나아가 동네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ECO 우체통을 점차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ECO 우체통 도입으로 국민에 대한 우편서비스 향상이 기대된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이용에 대한 국민 편의를 높이고 자원순환형 우편서비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