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고려아연 손 들어줘… 고려아연 측 안건에 찬성 권고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1.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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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제·이사 수 상한 등 임시주총 정관변경 안건 모두 찬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13일 고려아연 경영진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 등에 관한 정관변경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고 나섰다. 사실상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안 분석 보고서를 오는 23일 개최 예정인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 공식 제시할 방침이다.

특히 보고서는 먼저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중 하나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비롯해  △이사 수 상한 설정 △액면분할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대다수의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본래 취지인 소수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돼 찬성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각 주주가 1주당 1표가 아닌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사 수 상한을 19인 이하로 설정하는 안건에 대해 보고서는 “이사회 정원에 상한이 없을 경우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선임하게 되는 이사 수는 최대 21명”이라며 “이 경우 이사회 인원은 총 33명이 돼, 이사회 운영과 의사결정에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어 “국내외 기업의 평균 이사회 구성 인원과 이사 수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사 수 상한을 19인으로 하는 안이 이사회 기능과 운영에 있어 긍정적 측면이 더 클 것”이라며 찬성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의 경영 성과와 주주환원 노력에 대해서도 합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최근 고려아연의 실적에 대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2024년 순이익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호평했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주주환원 측면에서 지난 5년간 회사의 배당성향은 40~60% 수준으로 높게 유지됐다”며 “이번 임시주총에서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안이 가결되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아울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 측이 현 경영진을 대체할 만한 경영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보고서는 “MBK의 가치 창출은 주로 전문 경영인 채용, 판매 네트워크와 제품 라인업 강화,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운영 효율화로 이뤄졌고 투자부터 회수까지 기간은 3~6년 정도였다”면서 “재무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운영 방식으로 볼 때 MBK가 회사 본업에서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정도로 더 나은 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또한 영풍에 대해서도 “석포제련소 운영과 관련해 환경과 안전사고가 재발했고, 대표이사와 석포제련소장이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전반적인 경영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으나 현 시점에서 이를 경영진을 교체할 정도의 심각한 결격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급진적 변화보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독립성, 관리감독 및 자문기능을 강화하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유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장기 주주가치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서스틴베스트는 이사선임 안건에서 고려아연 거버넌스의 개선 필요성을 근거로 영풍이 주주 제안한 후보에 찬성을 권고했다.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의안분석파트장은 “장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결국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이사회가 투명성 위에 독립적이고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이사회의 경쟁력과 투자자 소통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에 앞서 한국ESG평가원과 ISS 모두 이사수를 19인 이하로 설정하는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현 경영진의 경영 성과와 주주환원 정책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현 경영진이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대변되는 신사업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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