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티플랙스에 주주 서한… “감사 선임·임원 보수규정 발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2.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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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기업가치·과도한 가족경영 도마 위… 경영진 보수액, 배당액 6배 넘어
티플랙스 로고. / 사진=티플랙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스테인리스 가공 업체 티플랙스의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에 기업 정상화 방안을 담은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 소액주주는 티플랙스의 발행주식 총수 2421만7645주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플랙스 소액주주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위온은 티플랙스 측에 소액주주에 우호적인 감사 선임과 함께 임원 보수규정 제정,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극대화를 통한 기업 정상화 방안을 담은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주주 서한에서 티플랙스의 현 문제점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와 과도한 가족경영을 꼬집었다.

실제로 현재 티플랙스의 주가수익비율(PBR)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0.48 수준으로 회사의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PBR이란 기업의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낮으면 저평가로 해석한다.

현재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PBR인 1.1과 비교해도 티플랙스의 PBR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소액주주들은 저평가 원인으로 낮은 유보 현금과 특수관계인에 대한 과도한 급여 수준, 특히 실적 대비 저조한 주주 환원과 지나치게 높은 급여를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티플랙스는 2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김영국 대표(23억4400만원)와 김태수 이사(6억1500만원) 등 경영진의 총보수액은 29억5800만원에 달했다. 이는 당해연도 배당액 4억8500만원과 비교해 무려 6배를 웃도는 규모다.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 기간 중 티플랙스의 누적 영업이익은 453억원 가운데, 경영진 두 사람이 가져간 보수만 92억8700만원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주주들에게 환원한 배당 총액은 30억3300만원에 불과했다.

과도한 가족경영으로 회사 내 정상적인 견제와 감시가 불가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티플랙스 임원 7명 중 4명, 이사회 전체 4명 중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3명이 대표이사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 주주들은 주당 100원의 배당을 실시해 주주 환원을 확대하고,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상근 감사 후보자로 티플랙스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구희찬 전 부사장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수익을 소수의 이사진이 과도한 보수로 챙겨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미등기이사를 포함한 임원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임원보수 규정’ 신설을 제안했다. 이 규정은 전체 이사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위 금액은 직전 사업 연도 결산에 따른 배당금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소액주주들은 이러한 내용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법인 위온의 이규성 변호사는 “회사를 시스템적으로 정상화시킨 후 이익 배당 확대 및 유보금 증대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촉구해야 한다”며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를 대변할 감사 선임과 임원 보수규정의 제정을 관철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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