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새로운 배터리 시장 경쟁 판도… 중국 ‘달아나고’, 신흥국 ‘쫓아오고’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5.02.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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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2월 중국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361.4GWh,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2024년 한해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K-배터리 3사의 입지가 지속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약 894.4GWh로 27.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18.5%에 그쳤다. CATL 독자 시장점유율 37.9%는 고사하고 BYD 17.2%의 점유율에 가까워 추격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체 시장 흐름으로, 중국을 제외한 시장을 살펴보면 결과는 조금 다르다. 중국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약 361.4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체 성장률 27.2%, 중국을 제외한 성장률 13.1%를 비교하면 중국이 얼마만큼 전체 배터리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2024년 1~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894.4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2%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진=gettyimages]

포화된 중국 내수시장의 환경 변화로 인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주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노력이 거세지고 있다. 또한,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OEM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 배터리 생산에 뛰어든 여러 국가의 생산량 증대 등이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지속적으로 5위권에 포진해 있던 K-배터리 3사의 행보에도 적색불이 들어왔다. SK온이 13.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을 1%대로 주춤했고, 삼성SDI는 역성장했다. 그 사이 BYD는 117.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테슬라는 2023년 0.1GWh 수준에서 8.0GWh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기타로 구분되는 10위권 밖 기업들의 합계는 2023년 14.1GWh로 4.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27.2GWh로 7.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2023년 12월~2024년 12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톱5 기업’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SNE리서치, 인더스트리뉴스 재가공]

K-배터리 중국외 시장점유율 지속 하락…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2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361.4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2024년 2분기 이후 주춤했던 성장률이 다시 회복세에 오르면서 2024년 전체 성장률이 13%대로 마감됐다.

2024년 1~12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0% 하락한 43.5%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0%(88.8GWh)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고 SK온은 13.7%(39.0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10.6%(29.5GWh)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하락세는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K-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BMW △리비안 △아우디(AUDI)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특히, 2023년에 출시된 i5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한편,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LFP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출시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우디의 경우, Q8 e-트론(Tron)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아우디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이 30.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시장 제외 2024년 1~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자료=SNE리서치]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포드(Ford) △폭스바겐(Volkswagen) 등의 차량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상용차인 봉고3EV와 포터2EV의 판매량이 감소해 각 차량의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각각 60.3%, 59.2% 줄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연초 부진한 판매 흐름을 보였으나 페이스리프트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또한, 기아 EV9은 해외 판매 확대에 힘입어 배터리 사용량이 235.9%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는 SK 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콤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포드 F-150 라이트닝(Lightning)과 폭스바겐 ID.7의 판매량 호조가 SK온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쉐보레 △포드 등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증가로 인해 테슬라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이 10.4% 늘어났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 3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57.2% 증가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쉐보레의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이 24.0% 증가했다.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설치 동향 [자료=SNE리서치]

CATL 시장점유율 확대와 BYD의 광폭 행보 주목해야

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35.1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18.0% 역성장했다. 연초 페이스리프트로 인해 잠시 판매가 중단됐던 모델3의 판매량 감소와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 역성장이 겹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파나소닉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해 향후 북미 지역 테슬라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10.9%(97.4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4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및 신흥 시장에서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진다”며, “BYD는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계 기업들의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특히, 인도 및 동남아 시장은 향후 전기차 보급 확대가 기대되는 핵심 지역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이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LFP배터리 등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지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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