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중국 시장을 포함한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10위권 내에 중국 6개, 한국 3개, 일본 1개 기업이 포진해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이 성장 중에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외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은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2위권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기업인 SK온과 삼성SDI는 5위권 내에 포함돼 있다. 일본 기업인 파나소닉 또한 5위권 내에 들어가 있다.

전기차 OEM 기업들의 이차전지 내재화 움직임도 주목된다. 지난 1~8월 누적 사용량부터 10위권 내에 진입한 테슬라(TESLA)가 6.1GWh의 사용량을 기록하며 9위에 랭크됐다. 이러한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 내에 7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배터리 3사는 올해 1~10월 누적 중국외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에서 합계 46.1%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LFP배터리 조기 도입과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전기차 판매 전략에 영향을 받아 더 경쟁력 있는 공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페이스리프트 통한 전기차 판매량 호조… 배터리 사용량 확대 기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0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290.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했다. 1~8월의 성장률 11.1%와 비교하면 9월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어 10% 이하까지 떨어지는 우려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10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6.2%(75.1GWh)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고 SK온은 10.2%(31.0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2.5%(26.2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p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K-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BMW △리비안 △아우디(AUDI)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i5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아우디는 Q8 e-트론(Tron)의 판매량이 감소해 전년 대비 AUDI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이 전년 대비 약 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포드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전기 상용차인 봉고3 EV와 포터2 EV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66.2%, 62.8% 감소하며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연초 판매량 부진한 판매 흐름을 보였으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판매량이 점차 회복하고 있고 기아 EV9는 해외 판매가 확대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콤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 외 포드 F-150 라이트닝(Lightning)과 폭스바겐 ID.7이 전년 대비 판매량 호조를 나타내 SK온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 중 모델 Y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3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전년 대비 79.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차 아이오닉6, 코나EV 등이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내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테슬라 판매 회복 기대감… 역성장 중인 파나소닉 내년 빠른 회복 전망
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8.4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1.1% 역성장했다.
연초 페이스리프트로 인해 잠시 판매가 중단됐던 모델3의 판매량 감소와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 역성장이 겹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파나소닉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해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7.8%(76.6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전 세계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EU가 10월 3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7.8%부터 최대 45.3%까지 OEM별로 차별화된 관세를 부과를 확정했다”며, “대부분의 중국 OEM들은 관세 인상폭만큼 마진을 조정해 유럽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 OEM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 속도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시들한 상황에서 유럽 OEM들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SNE리서치 관계자는 “반면 CATL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비해 다양한 거래선을 갖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부터 삼원계 각형 배터리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점유율의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FP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