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은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두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5위권 내에 K-배터리 SK온과 삼성SDI가 포진해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배터리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역성장으로 5위에 처져 있던 파나소닉(Panasonic)이 시장점유율 10% 대를 회복하며 4위에 올랐다.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 공급을 기반삼아 과거 3위까지 올랐던 시장점유율에 빠르게 다가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주력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이차전지 생산 내재화 분위기가 다시 형성됨에 따라 이차전지 시장점유율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테슬라(TESLA)가 첫 10위권 안에 랭크됐으며, 올해 8월까지 누적 배터리 사용량은 3.6GWh로 1.6%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K-배터리 3사는 올해 1~8월 누적 중국외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에서 합계 46.4%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LFP배터리 조기 도입 전략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공급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LFP배터리 조기 양산 준비 중인 K-배터리… 타이밍이 관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8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221.1GWh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성장했다. 성장률이 계속해서 줄고 있어 10% 아래까지 떨어진다면 전기차 캐즘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이후 이차전지 산업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1~8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3.2%(57.3GWh)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고 SK온은 8.9%(24.4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K-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9.8%(21.3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p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K-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 호조로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BMW i4, i5, i7과 △리비안 R1S, R1T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호조를 나타냈다. 그 외 △아우디 Q8 e-트론(Tron) △지프(JEEP) 랭글러(Wranlger) PHEV가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갔다.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 포드, 폭스바겐 등의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초 판매량 부진을 보인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EV9과 △메르세데스 벤츠 EQA, EQB △포드 F-150 Lightning의 판매량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SK온의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Mustang) 마하(Mach)-E △GM 캐딜락 리릭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들이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해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 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6와 코나 일렉트릭의 유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2024년 1~8월 유럽 지역에서 HEV를 제외한 전기차(BEV+PH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역성장을 나타내고 있고, 테슬라 또한 판매량이 역성장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지역 배터리 사용량은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SDI와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판매량은 호조를 나타내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나소닉 4위로 시장점유율 한 단계↑, 테슬라 이차전지 10위 첫 진입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2.4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2.5% 역성장했다. 파나소닉의 주요 역성장 원인으로는 연초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분석된다.
최근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파나소닉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6.9%(58.5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현대차 등 전 세계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4년 상반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 비중은 38.9%로 나타났다”고 언급하며, “배터리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의 중요도가 부상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글로벌 OEM들이 LFP배터리 도입 계획이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LFP배터리 시장을 초기에 선점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각국의 관세 정책 강화에 의한 무역 장벽이 높아져 중국 업체의 해외 시장점유율 증가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K-배터리 3사가 LFP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겨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향후 시장점유율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