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언론 보도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허위기사도 조급해 보여”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지속해 온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본인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소설일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전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 매체의 기사를 공유하며 “또 다른 소설이 나왔다”며 “인수후보자(한화)의 불안함이 읽힌다. 클로징 날짜가 임박해 오는데 돈도 없고 되는게 없으니 애쓴다”며 해당 보도가 오보임을 분명히 했다.
전날 보도된 이 기사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 참여를 전제로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에 매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이 게시물에 ‘화났어요’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구 전 부회장 본인 지분을) 매각하라고 협박을 하더니 이제는 허위기사도 조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 전 부회장은 이어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구미현 아워홈 회장 측이) 대기업과 손잡고 조폭행세를 한다”며 “내가 낸 국민연금을 받아서 투자하는 PE(사모펀드)가 주식을 매각하라고 주주를 협박하는 웃픈 현실이다”라고 직격했다.
구 전 부회장이 언급한 PE는 한화 측 인수금융 사모펀드로 3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한 ICS(IMM크레딧앤솔루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구 전 부회장은 “사업도 투자도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해야한다”며 “돈이면 다가 아닌 것을 보여주겠다. 지켜봐라”라고 한화 측에 맞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 38.56%, 구미현 아워홈 대표의 지분 19.28% 등 58.62%의 지분을 869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아워홈 지분 40.27%를 들고 있는 구 전 부회장 측(구지은 20.67%·구명진 19.60%)은 한화 측의 매각 제안에 응하지 않으며 갈등을 빚어왔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달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제안으로 한화호텔앤리조트 지분 매각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 “구지은, 아워홈 매각 자체를 무산 시키기는 어려울 듯”
구본성·구미현·구명진·구지은은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이다. 이들 4남매는 그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아워홈 경영권을 두고 ‘골육상쟁’을 벌여왔다.
이중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16년부터 아워홈 경영에 본격 참여하며 남매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갈등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 간 이뤄졌고, 장녀인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5월 또 다시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서 구미현씨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에 서며 구지은 전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밀려났다.
이 상황에서 한화호텔앤리조트가 구본성·구미현 두 남매 지분 58.62%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구명진·구지은 두 주주가 아직 아워홈 지분 약 40%를 팔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 측이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아워홈 경영에 있어서 두 주주와 계속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결국 아워홈은 오너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지 약 11개월만에 기존 4남매에 한화까지 참전한 또 다른 경영권 분쟁 국면을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매각 자체를 무산 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구지은 전 부회장은 최근 증권사를 통해 외부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구 전 부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요구 받아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화 측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유상증자를 통해 구 전 부회장 지분 일부를 희석 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구 전 부회장의 잔여 지분 가치는 더욱 낮아지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전망이다.
한편 한화 측과 구본성 전 부회장 등과의 지분 거래 1차 종결일은 오는 29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