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트럼프 미쳤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이유있는 비판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4.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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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게재 칼럼 통해 美 ‘상호 관세’ 발표 조목조목 비판
“관세율 공식, 챗GPT서 얻을 수 있어… ‘지배력 과시’ 목적”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미쳤다”며 맹공을 펼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뉴스레터 서비스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 실린 ‘트럼프가 무역에 미쳐 간다(Trump Goes Crazy on Trade)’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크루그먼 교수는 전날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트럼프는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에 대해 거짓 주장(false claims)을 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그들을 분노하게 하고 물러서기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가 정말로 무지할(ignorant)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인지 아닌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유럽연합(EU)이 미국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에 대해 “EU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관세가 낮고, 미국에 대한 EU의 (실제) 관세율은 3% 미만”이라며 “39%라는 숫자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EU의 부가가치세(VAT)에 대해서 그는 “유럽과 미국 생산자들은 동일한 VAT를 내기 때문에 차별이 없고 보호무역주의적이지도 않다”면서 “EU의 VAT는 20% 정도여서 어떻게 해도 39%에는 가까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일론 머스크의 더닝-크루거 아이들이 관세율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비꼬았다.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학적인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 트럼프와 그의 참모진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상호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사진=서브스택 사이트 화면 캡처

크루그먼 교수는 같은 날 올린 ‘악의적인 어리석음이 세계 경제를 죽일까?(Will Malignant Stupidity Kill the World Economy?)’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상호 관세율 산정법을 두고 “하급 직원이 몇 시간 전에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USTR 노트는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이 시험 답안지를 헛소리로 써 내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 (관세) 공식은 챗GPT나 다른 AI 모델에 요청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율 공식에 너무 많은 결함이 있어서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모른다면서도, 트럼프의 계산이 상품 무역만 고려할 뿐 서비스 무역을 무시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품 무역만 보면 EU는 상당한 (대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서비스 무역에서 EU의 적자로 대부분 상쇄된다”면서 “이는 큰 누락(big omission)”이라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의미의 정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충격과 경외감을 주고 굽실거리게 하려는 ‘지배력 과시(dominance display)’로 봐야 한다”면서 “다만 지배력이 훼손될 수 있어 트럼프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취소하거나 다시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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