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선고일에 故장제원 전 의원 발인…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보석 석방
尹, 연금 · 현충원 안장 등 일부 전직 대통령 예우 박탈…경호수준 하향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파면을 선고한 2025년 4월4일은 역사의 한 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회로부터 헌재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후 111일만인 4일 오전 11시 22분 윤 대통령은 파면됐고, 그는 이 순간부터 전직 대통령이 됐다. 파면 선고 직후 발생한 크고 작은 몇가지 일에 대해 그 의미를 짚어본다.

우선 4일 오전 11시22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 직후 8~9분가량 국내 대표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완전 마비됐다. 파면 결정 직후 관련 소식을 공유하려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일시적인 서버 과부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PC버전 카카오톡은 물론 모바일 카카오톡 역시 오류 메시지가 표출되거나 메시지 전송이 지연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언한 직후에도 카카오톡은 일시적인 접속 지연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순간적인 트래픽 폭증으로 일부 이용자에게 일시적으로 메시지 발송 지연 현상이 발생했으나, 긴급 대응을 통해 현재 조치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글과 엑스(X·옛 트위터)에도 '윤석열' 키워드 검색량이 1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탄핵 선고 시간, 파면, 탄핵 등 키워드도 다수 검색됐다.
X에서는 '윤석열 파면' 관련 게시물이 28만 건 가까이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탄핵 선고, 탄핵 인용 등 유사 키워드 관련 게시물도 10만 건 가까이 업로드됐다.

이날은 '윤석열 핵심 관계자'(윤핵관) 중에서도 핵심 멤버인 고(故)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발인 날이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의 아들인 용준씨(래퍼 활동명 노엘)와 부인, 친형인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 지인 등 2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4일 오전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군에 따르면 이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 전 사령관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이 건과 관련해 저희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면서 "계엄 전인 2년 전부터 병원 치료를 받고 있어 치료 목적으로 보석을 청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돼 전직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탄핵관련 굿즈들을 나눠주는 등 헌재의 선고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X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탄핵을 기념해 굿즈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며, 마카롱 등 디저트나 특정 굿즈 상점의 할인 쿠폰에 대한 '즉석나눔'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탄핵 찬성 집회에서 들었던 LED 촛불을 자랑스레 소개하는 게시글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의 재임 시기와 관련한 기념품들이 중고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4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오전 11시 22분 이후 '윤석열 시계' 매물이 6건이나 올라왔다.
'윤석열 시계'의 중고 시세는 정상 작동하는 제품 기준으로 8만∼10만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취임 초기 기념 시계 가격이 20만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일 시계의 가격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나온 날,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 상황은 어땠을까.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안국역 현장에서는 격앙된 일부 윤대통령 지지자가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 직후 일어난 일이며, 오후 들어 지지자들 대부분은 자진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정 역사상 두 번째 파면 대통령이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예우도 박탈당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퇴임한 전직 대통령의 경우 △재임 당시 대통령 연봉의 95%에 달하는 연금 지급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비서관(3명)·운전기사(1명) 지원 △교통·통신·사무실 지원 △본인 및 가족에 대한 병원 치료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파면으로 퇴임한 경우에는 이런 예우도 박탈당한다.
전직 대통령이지만 파면으로 불명예 퇴임한 케이스여서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는 영예도 누릴 수 없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탄핵이나 징계 처분에 따라 파면 또는 해임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경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경호처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는 유지된다. 이에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퇴임 후 5년간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 된다.
대선일이 6월초 쯤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대선 예비후보들이 앞으로 신속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향후 2개월간의 대통령 공백기를 슬기롭게 관리해 차기 정권이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엄중한 책무를 안게 됐다. 일단 헌재의 파면 선고 열흘내에 대선일을 지정하는 것이 첫번째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