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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영끌' 부동산 투자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국내 가계빚이 연간 기준 2021년 이후 최대폭 상승하며 1930조원에 달했다. 다만 3분기보다 가계 빚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1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은 2.2%다. 지난 2021년 133조4000억원(+7.7%)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10조6000억원 늘어난 1807조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증가세지만 전분기(+16조7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분기별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 8000억원 감소했고,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13조3000억원과 16억7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123조9000억원으로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가 감소한 영향으로 전분기 오름폭((+19조4000억 원)보다는 줄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1000억원)의 경우 1조2000억원 줄어 13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66조1000억원)이 석 달 사이 6조9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7조3000억원 불었지만, 기타 대출은 4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0조3000억원)은 6조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뒷걸음치다가 4분기에 반등한 것이다.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급증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원 줄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은 전분기(+1조8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해 12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소비가 늘며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92조9000억원에서 196조3000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측은 당분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세를 예상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가계신용은 연간 2% 증가했지만,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명목GDP는 6% 이상 성장해 가계부채 비율은 3년 연속 하향 안정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담대는 이에 선행하는 주택 매매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가 안정될 것"이라며 "올해는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 등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지속에 당분간 가계부채 안정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