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공룡들, 땅에서는 데이터센터 수면 아래선 해저케이블 힘겨루기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4.12 0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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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트래픽 제공해 클라우드 서비스 질 높이는데 박차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기존 통신사들이 주연이었던 해저통신케이블 시장에서, 광케이블로 하이퍼 데이터센터들을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 질을 높이려는 테크공룡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모양새이다.

대용량 트래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저케이블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자료=TeleGeography].
대용량 트래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저통신케이블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자료=TeleGeography].

해저통신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등 격리된 지점 사이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해저에 부설되는 광케이블을 뜻한다. 1985년 영국 도버 해협을 횡단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통신케이블이 시초였으며, 오늘날 뉴욕, 뉴저지,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을 위시로 각국이 상호연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Alcatel-Lucent, 스위스 TE SubCom, 일본 NEC, 중국 Huawei Marine Networks 등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주요 플레이어이다.

진공상태에서 빛의 속도는 30만km/s이다. 현존 기술력으로 대용량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광케이블은 필수적이다.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90% 이상이 해저광케이블로 송수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광통신이 획기적으로 발전되지 않는 이상 해저케이블이 장기간 시장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Market and Market 조사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해저케이블 시스템(Submarine Cable System) 시장 규모는 2020년의 130억 달러에서 매년 CAGR 11.1% 성장해 2025년 22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able Layer에서 ROV를 바다에 내려 해저케이블을 해저에 파묻는다. [사진=utoimage]
Cable Layer에서 ROV를 바다에 내려 해저케이블을 해저에 파묻는다. [사진=utoimage]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고용량의 영상·음성데이터가 범람하는 등 인터넷 대역폭 수요가 크게 늘어 기존 네트워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클라우드가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상호연결은 해저광케이블로 완성된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해저광케이블을 구축하면 몇 년간 충분한 용량과 연결성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돼 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기술 발전과 더불어 투자비 조기회수를 위해 프로젝트에 동시 다수의 선박을 투입하면서 해양조사에서 준공까지 5년 정도 소요되던 것이 현재 1~2년 정도로 단축된 점도 테크기업들이 직접 해저광케이블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한 요인이 됐다.  

이러한 연유에서 시장에서 테크기업들이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이후부터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광케이블 구축 관련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ITIF(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에 따르면 4개 테크기업은 2019년 기준, 임대까지 모두 포함해 해저통신케이블 용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구글은 최근까지 전체 8.5%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2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해저통신케이블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구글은 미국과 영국, 스페인을 잇는 해저통신케이블 가설에 착수했다. 또한, 지난 2월 트래픽이 가장 높은 경로 중 하나인 미국과 유럽을 잇는 프로젝트(Dunant) 시공 채비에 나섰다.

자료 2018년 기준 글로벌 데이터센터 분포 [자료=Analysys Manson]
자료 2018년 기준 글로벌 데이터센터 분포 [자료=Analysys Manson]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2개 해저광케이블을 포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하는 ‘에코(Echo)’ 및 ‘비프로스트(Bifrost)’라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페이스북은 아태 해역 트래픽 전송이 70%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지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아프리카, 중동, 유럽 해역 부설 계획인 ‘투아프리카(2Africa)’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오는 2024년까지 완공한다는 복안이다. 

빅데이터산업 육성을 표방하는 중국도 해저통신케이블 시장에 손 놓고 있을리 만무하다. 중국은 철도, 에너지 파이프라인, 고속도로 등 육상 네트워크를 포함해 항구 개발에 집중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 Belt and Road Initiative)와 궤를 같이하며 디지털 연결을 강화, 중국 중심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 구축, 소프트파워 수출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요 통신사들과 테크기업이 실타래처럼 세계 곳곳에 케이블을 깔아 놓은 상황이어서 중국은 아프리카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중산층이 부상하면서, 대역폭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SCN(Submarine Cable Networks)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제 대역폭은 2015년과 2019년 사이 매년 45%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ITIF에 따르면, 2008년 설립된 중국의 화웨이마린네트웍스(Huawei Marine Networks)는 중국수출입은행에서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작은 소형 프로젝트는 5,000km를 포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저광케이블 선적 작업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해저광케이블 선적 작업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편, 우리나라는 국제 통신 인프라 구축 및 운용은 미흡한 실정으로, 일본 등 타국을 경유해 통신을 제공받고 있는 실정이다. 

연세대가 진행한 통신허브 국가 도약을 위한 종합계획 기반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한국과 동남아시아 간 해저광케이블 건설 및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5,202억원, 3만명의 고용효과가 유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저광케이블 포설은 조선, 해양플랜트, 제조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성이 높게 나타난다. 공사를 위해 전용 케이블 선박(Cable Layer)이 필수적인데 신속한 건설 공사 수행의 핵심요소로 국내에서는 KT서브마린이 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의 연결통로이며, 선진적인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풍부한 인재, 주변지역 막대한 인구형성에 따른 잠재적 수요시장 등이 갖춰져 있다. 한국이 해저광케이블을 보유하면, 해외 IT기업을 유치하고,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게 됨으로써 통신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포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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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이 2021-05-11 07:58:32
기사중에, ' KT서브마린이 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 잘못되었습니다. 2척 중에 1척은 화재로 침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