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전환의 시대, 눈에 띄는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1.09.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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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차세대 배터리 등 최첨단 기술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과제 해결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며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해 새로운 에너지시장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차세대 배터리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과제를 해결하고 있는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이와 관련한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해 새로운 에너지 시장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utoimage]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이와 관련한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해 새로운 에너지시장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utoimage]

KOTRA에 따르면 일본의 신재생에너지시장에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의 2020년 연간 자금조달액(융자, 회사채에 의한 조달포함)은 45개사 815억엔(약8,727억)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 2017년 298억엔(41개사)에서 3년 만에 약 2.7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전체 산업 성장률은 1.9배였다. 특히 대기업 출신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면서 대기업 중심이었던 기존 재생에너지 산업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내는 신수소에너지의 실용화에 도전하는 ‘클린플래닛’,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지속시간이 길고 발화위험이 낮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AC 바이오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디지털그리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양자수소에너지로 탄소제로 실현해 나가는 ‘클린플래닛’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저장·운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및 풍력과 더불어 향후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원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2021년 설립된 클린플래닛은 기존 수소에너지에 비해 에너지 출력 효율이 좋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양자수소에너지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21년 8월 기준 기업가치는 1298억5,000만엔으로, 일본 스타트업 시가총액 6위의 유니콘 기업이기도 하다. 클린플래닛은 기존 수소에너지에 비해 수소 1단위 당 에너지 출력이 높은 '양자 수소에너지'의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전력비용을 현재의 10분의 1로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린플래닛에 따르면 구리나 니켈 등 가격이 저렴한 금속을 촉매로 수소원자를 융합시켜 발열 반응을 일으키면 에너지 밀도는 가솔린의 1,000배 이상에 달한다.

클린플래닛은 향후 식품이나 의약품 공장의 열원으로의 활용해 2025년 산업계에 10kW의 발전장치를 납입할 계획이다. 

클린플래닛의 양자 수소 에너지 기술 원리 [출처=NEDO 에너지·환경 신기술 선도 프로그램 2017, 자료=KOTRA]
클린플래닛의 양자수소에너지 기술 원리 [출처=NEDO 에너지·환경 신기술 선도 프로그램 2017, 자료=KOTRA]

안정성, 지속성 동시에 잡은 차세대 배터리 기업 ‘AC 바이오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EV) 등의 친환경 모빌리티, 방위산업, 항공·우주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활용된다. 하지만 리튬은 매장량이 적은 희소 자원으로 생산 단가가 높아 아직 보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AC 바이오드는 배터리의 제조 단가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높인 ‘교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교류 배터리’는 직류 대신 교류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배터리로, 직류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지속력이 30% 길고 부품 수량도 적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전극 간의 전위가 직류전지보다 낮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발화의 위험성도 낮다.

AC 바이오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캐피탈인 네덜란드 EIT InnoEnergy로부터 일본 기업에서 처음으로 투자받았다. 

올해 안으로 드론형 전지를 개발해 실증 실험을 진행한 후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배터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AC 바이오드의 교류 배터리 기술 원리 [출처=AC 바이오드, 자료=KOTRA]
AC 바이오드의 교류 배터리 기술 원리 [출처=AC 바이오드, 자료=KOTRA]

인공지능 전력거래소로 전력 수급 불균형 해결하는 ‘디지털그리드’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공급에는 기후나 일조량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으로 인해 전력 생산자와 수요자 간의 전력 거래에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 그 결과 판매관리비가 과도하게 올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 가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그리드는 전력 생산자와 수요자가 자유롭게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전력거래소시스템을 구축해 재생에너지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디지털그리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은 기상 정보를 분석해 발전량을 예측하고 전력 수요자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간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력 수급 관리뿐 아니라 고객 대응(CS) 등의 업무까지 AI를 활용해 자동화함으로써 전력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디지털그리드에 따르면 자사의 전력거래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력 요금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낮은 비용에 안정적으로 조달하고자 하는 일본의 소니, 교세라, 히타치 제작소 등의 대기업들은 디지털그리드의 기술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디지털그리드는 지난해 12월부터 교세라 사택과 사내 시설에서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디지털그리드의 시스템을 통해 요코하마시의 사무소에 공급하는 실증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교세라 관계자는 “디지털그리드의 전력거래시스템 기술에 큰 기대를 건다”며, 실험 종료 후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는 일조량이나 토지의 확보 과제 등으로 인해 전력 생산처와 사용처가 다른 경우가 많다. 입지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지면, 수급 불균형의 차이를 메꾸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디지털 그리드의 비즈니스모델은 지금까지 전력 대기업이나 일본 도매 전력거래소(JEPX)가 과점해온 전력거래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엔저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그리드의 전력 거래 시스템 구조 [출처=디지털그리드, 자료=KOTRA]
디지털그리드의 전력거래시스템 구조 [출처=디지털그리드, 자료=KOTRA]

KOTRA 김소정 일본 도쿄무역관은 “에너지 분야의 기술 개발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실증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며, 시장의 성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한국도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접점을 늘려 재생에너지 분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시켜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스타트업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때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방안과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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