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전세계 주요 국가가 수소경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국가 에너지 정책방향을 수소에 맞추고 중앙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3월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3060목표’를 발표하며 국가 에너지체계를 청정 및 저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수소에너지를 글로벌 ‘탈탄소’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무원 펑화강(彭華剛) 대변인은 올해 7월 현재 1/3이 넘는 중앙기업들이 이미 수소 제조, 저장, 충전, 사용 등 수소 산업사슬에 진입했으며,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과 시범활용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석유화공유한회사(SINOPEC, 시노펙),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화창화공(华昌化工) 같은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이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 에너지 생산구조를 살펴보면 석탄 68.6%, 수력·원자력·풍력 18.8%, 석유 6.9%, 천연가스 5.7%이다. 수소에너지는 아직까지 생산량이 미비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국수소에너지산업발전보고 2020’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에너지 비중은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수소에너지 시장은 2020~2025년 도입기를 거쳐 2030년 발전기, 2050년에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기술, 국가 중점 연구개발 프로젝트
중국은 2020년 말 기준 수소에너지 인프라인 수소충전소 69기를 갖추고 있다. 세계 3위 수준으로 같은 기간 일본이 142기로 1위, 독일이 100기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한국(60기), 미국(49기), 프랑스(34기)가 잇고 있다.
중국의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특허량은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2020년 중국이 보유한 관련 특허수는 1,391건에 달한다. 2010년의 50건을 시작으로 매년 특허를 추가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출원속도가 빠르게 증가해 매년 100건 이상의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중국은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을 선점하고자 ‘2018~2020년 국가중점연구개발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및 수소에너지 기술을 국가 중점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선정해 919억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수소 주입, 제조, 저장, 연료전지, 충전 등이다. 2018~2020년 수소에너지 기술 산업사슬을 살펴보면, 연료전지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제조와 저장 기술이 약 20%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연료전지의 비중을 32%까지 낮추고, 저장과 제조 기술의 비율을 각각 32%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수소에너지 발전 방향은 그린수소
현재 중국의 주요 수소 생산방식은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수소’ 방식이다. 이 방식은 생산비용이 낮아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레이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블루수소’, ‘그린수소’와 같은 수소 생산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중국 수소에너지 중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되는 그린수소의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산업 초창기인 현재는 그레이수소를 통해 산업의 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전 공업정보화부 부장이자 현재 중국공업경제연합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리이중(李毅中)은 “그레이수소는 사용 불가, 블루수소는 사용 가능, 폐수소는 재사용, 그린수소는 목표방향”이라는 문구로 중국의 수소에너지 발전방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산업백서’에 따르면 2050년 중국 전체 에너지원에서 수소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그린수소가 주요 수소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중국수소에너지연맹은 지난해 12월 ‘저탄소, 청정수소 및 재생가능에너지의 표준 및 평가’를 발간해 세계 최초로 그린수소에 대한 표준을 마련했다. 구체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청정수소에 대한 기준을 설정했다. 그린수소 기준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 배출 값이 4.90 kgco2e/kgh2보다 낮아야 한다.
동북 3성 지역 다롄에 최대 수소에너지 산업단지 건설 중
올해 6월 랴오닝성 다롄시에 수소연료전지 버스가 처음으로 시범운행을 거쳐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 일명 ‘돌고래 요정’이라고 불리는 이 버스는 총 20대 규모로 ‘535번’ 노선에 투입됐다.
동북3성의 최대 항구도시이자 주요 석유화학 산업 도시인 랴오닝성 다롄시는 최근 자유무역구에 수소에너지 산업단지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초기 부지로 약 5만㎡를, 후기 부지로 30만㎡를 지정했다. 해당 산업단지는 ‘플랫폼+산업’의 패러다임으로 운영되며 수소에너지 관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응용 시범과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한다. 수소에너지 연구, 기업의 인큐베이팅, 제조, 시범, 응용 등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현재 10개 이상의 수소에너지 프로젝트가 다롄시 자유무역구 수소에너지 산업단지에서 시작됐다. 자유무역구는 “이 프로젝트는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응용 시범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수소 산업의 전반적인 산업사슬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랴오닝성은 현재 수소에너지 산업 프로젝트에 최고 1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수소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다롄시의 수소산업 주요 정책 및 지원방안
다롄시에는 중국 유일의 ‘청정에너지 국가실험실’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과학원 다롄화학물리연구소 내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그린수소 제조, 수소연료전지 기술 특허 등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다롄시는 지난해 ‘수소산업발전사업영도소조’를 설립해 ‘다롄시 수소산업 발전 가속화를 위한 지도의견’, ‘다롄시 수소산업 발전계획’, ‘다롄시 수소충전소 관리방법’ 등의 일련의 정책을 발표했다. 수소산업발전촉진협회, 랴오닝성 자동차공학기술학회를 중심으로 다렌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적 생태작업에 나서고 있다.
다롄시는 수소에너지 중점 도시를 표방하며, 시차원에서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을 두 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첫 단계로 시범 적용 및 시장 육성 단계(2020~2025년)에는 현지 석유화학공업의 부산물인 수소자원을 활용해 버스 및 물류분야에 수소산업을 응용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철도, 선박, 항구, 공항, 전기발전 등 분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시장 확장과 규모화 발전단계(2025~2035년)로 수소제조, 저장, 운반 기술의 성숙화와 생산원가 절감 및 관련 인프라 완비를 통해 시 전체의 에너지원 중 수소에너지의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롄시는 2035년까지 자동차, 물류, 선박, 철도, 발전, 상업용 빌딩, 주택 등 분야에서 18조원 규모의 산업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롄시는 1,839억원 규모의 ‘수소산업 발전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수소에너지 연구개발에 최대 18억원, 수소충전소 건설에 최대 16억원, 수소충전소 운영에 최대 3억원의 연간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상용차, 소형수소에너지선박 구입 시 각각 최대 1억5,000만원과 3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일반 시민이 수소차를 구입할 때에는 최대 1,47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외에도 수소 산업 관련 중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 다롄 한상은 무역관은 “중국은 국가차원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중”이라며, “관련 법규와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이미 중앙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의 생산과 응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특허출원량은 매년 몇 백 건에 이르고 있고 지방정부들도 수소 관련 기업들의 연구개발 지원, 인프라 구축 지원, 수소차 구매보조금 지급 등 일련의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