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로 재생에너지 변동성 ‘극복’… 국내 연구진, 미래 전력망에 적합한 모델 개발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4.05.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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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안정적 전력공급 위한 그린수소 활용 전략과 방법론 제시
- 실제 기상, 전력수요 데이터 활용해 신뢰성 제고… 정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제공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수단으로 재생에너지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그린수소 활용 섹터커플링 연구를 수행한 박정호 박사(우) 연구진
그린수소 활용 섹터커플링 연구를 수행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AI·계산과학실 박정호 박사(사진 오른쪽)와 연구진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최근 발표하며,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보급만큼 불규칙한 일사량과 풍속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산에 있어 반드시 선결돼야 하는 과제로, 부족하거나 넘쳐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해야 전력운영의 안전과 효율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활용하는 그린수소 시스템의 효과성 입증에 성공했다.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으로 탄소배출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적기 활용을 통해 변동성을 보완하는 ‘P2G 기술’을 제시한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에너지AI·계산과학실 박정호 박사 연구진이 잉여에너지의 에너지 변환과 저장에 용이한 그린수소가 태양광, 풍력을 조합한 재생에너지 전력망의 변동성 극복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린수소의 전력가스화를 통한 섹터커플링 개념도
그린수소의 전력가스화를 통한 섹터커플링 개념도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풍력 조합시 경제성 가장 높고, 전력공급 손실도 가장 낮아

연구진은 재생에너지 전력망에 필요한 그린수소 시스템의 최적 규모를 도출하고 효용성을 검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태양광, 풍력의 전기 생산량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제주도의 기상 데이터와 전력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1.6% 목표에 발맞춘 그린수소 시스템의 최적 규모를 도출할 수 있다.

개발된 모델에 풍속, 일사량, 기온 등의 기상 데이터를 입력하면, 시간당 전력 생산량이 계산되고 실제 전력수요 데이터와 비교된다.

일반적인 LCOE 및 sLCOE(시스템 LCOE)간 비교
일반적인 LCOE 및 sLCOE(시스템 LCOE)간 비교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를 통해 전력 수급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과다, 또는 과소 전력일 경우 그린수소 시스템, 배터리를 적용해 최적의 시스템 균등화발전단가(sLCOE)와 전력 공급 손실 확률(LPSP)을 계산한다. 그린수소, 배터리 시스템의 규모에 따른 각각의 경제성, 안정성도 파악할 수 있어 최적의 규모 예측이 가능하다.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광을 단독으로 활용할 때는 배터리, 풍력만 활용할 때는 그린수소가 가장 효과적인 변동성 극복 방안으로 도출됐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을 균등하게 조합할 경우에는 그린수소를 활용할 때 가장 높은 경제성을 보이고 전력공급의 손실도 가장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태양광 중심에서 태양광과 풍력의 조화로운 보급을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 일치해 재생에너지 전환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각 재생에너지 종류 및 조합 별 경제성 및 안정성 성능 비교
각 재생에너지 종류 및 조합별 경제성 및 안정성 성능 비교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개발된 모델을 통해 그린수소 활용 섹터커플링의 효용성을 확인하고, 배터리 대비 성능을 비교함으로써 투자 및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상 지역 및 공급/수요와 같은 다양한 조건에 따라 맞춤형의 최적 시스템 규모를 도출하고 설계해 향후 기업이나 정보의 설비 투자 및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Decision making)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저자인 박정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불안정성과 출력제한 문제를 그린수소로 해결하는 효과를 검증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지역별 특성, 상황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변환, 저장 장치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정부, 기업이 그린수소 관련 전략을 수립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화학공학과 이재형 교수 연구진 등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 학술지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에 게재됐으며, 에너지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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