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CEO에서 정치인으로… '아메리카黨' 창당해 트럼프에 반기 들어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7.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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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2~3석, 하원 8~10곳에 집중”… “공화당, 2026년 중간 선거 영향 우려”
머스크 "논쟁적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하며, 진정한 국민 의지 반영"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상당한 역할을 한 뒤 갈등을 빚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머스크 CEO는 5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전날(4일) 올린 신당 창당 여론조사에서 찬성 2대 반대 1의 비율로 나온 결과를 언급하며 “당신은 새로운 정당을 원할 것이고, 그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오늘 ‘아메리카당(America Party·미국당)’은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결성됐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머스크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지출과 감세안을 골자로 한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에 서명한 후 나왔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에 대한 입장이 애정에서 공격으로 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미 미친 2조달러였던 적자를 2조5000억달러로 늘리면 국가가 파산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를 예로 들며 “우리가 단일 정당(공화·민주당) 체제를 깨뜨리는 방법은 (테베의 명장) 에파미논다스가 레욱트라 전투에서 스파르타군을 깨뜨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전장의 정확한 위치에 극도로 집중된 병력”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머스크는 신당의 목표와 관련해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수억달러의 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진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대규모 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감축을 주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지출 계획 및 감세 법안을 추진하자, 이 법안이 미국을 파산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 왔다.

앞서 머스크는 신당을 창당하고 해당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의석을 빼앗는 데 돈을 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회사들에 대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연방 정부 보조금 삭감, 정부와의 계약 해지 등을 검토하겠다며 경고했다.

미국 공화당 측은 머스크와 트럼프의 불화가 반복되면서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머스크의 발표에 대해 트럼프나 백악관은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두 사람 사이의 불화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여러 차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488달러 이상의 고점을 기록한 테슬라 주가는 올해 4월에 절반 이상 하락했고 지난주에는 315.35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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