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지난 5월 31일, 산업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실무안에 담긴 전력 목표수요는 제10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2036년 목표수요(144.5GW) 대비 약 10% 늘어난 2038년 157.8GW로 설정했다. 2030년부터는 무탄소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으며, 무탄소에너지 발전 비중 39.1%에서 원전은 30.7%, 재생에너지는 8.4%로 잡혔다.
이에 이번 제11차 전기본은 지난해 1월 발표 이후, 1년 4개월간 기후 대응 측면에서 제기됐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여전히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전면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지난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한 긴급논평을 내고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발표된 정부의 전기본 실무안은 마치 ‘화마를 앞에 두고 하품하고 있는 한가한 모습’ 같아 우려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준)에 따르면, 이번 실무안에서 앞서 언급한 2036년 목표수요 144.5GW 대비 약 10% 늘어난 157.8GW이고, 수요관리 목표는 16.3GW로, 10차 전기본과 비교할 때 1.4GW 후퇴했다.
이번 긴급논평에서는 “이러한 수요 증가는 데이터 센터 등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하지만, 이는 전력 수요 감축에 대한 정부의 의지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력한 수요관리로 전력 수요를 줄여가야 할 시급한 상황에서 되레 목표 전력수요를 늘려 잡고 수요 관리를 통한 수요감축 목표까지 후퇴시킨 것은 현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의지가 실종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평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제자리 걸음으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약속 지켰다는 것도 꼼수에 불과한다고 지적했다.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실무안을 발표하며 산업부는 마치 재생에너지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충실히 반영한 것처럼 홍보했다”며, “이는 태양광, 풍력 보급용량만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수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전체 용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목표는 ‘3배 확대 목표’인 97.5GW에 비해 5.5GW나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11차 전기본에서 내세운 재생에너지 용량 목표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약속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약속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 달성’이라는 수사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원전 중심의 무탄소 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지적은 이어졌다. 긴급논평에서는 “이미 국내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인 상황으로, 원전 다수호기 과밀집은 원전 사고의 위험 및 사고시 피해를 높이는 위험 요소”라며, “우리는 이미 후쿠시마에서 그러한 위험을 목격했다. 그런데도 이번 전기본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을 3기(4.4GW) 더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기본은 SMR 물량을 처음으로 계획에 반영했다”며,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며 그 성능이나 사회적 수용성 등에 대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무탄소 전원의 일환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평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와 연관해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이미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걷고 있는 탄소중립의 방법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더욱 빠르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며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만이 이 길에서 역행하고 있고, 이는 결국 계속 성장하고 있는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우리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피력했다.
이번 실무안에 따르면, 2030년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 발전원이 전체 발전량의 45%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2030 NDC 달성을 위해 늦어도 2035~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전 세계적인 요구와 전문기관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2038년 대한민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여전히 10.3%에 달한다. LNG의 경우에도 2030년 25.1%에서 2038년 11.1%로 제시하고 있어, 1.5°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훨씬 급격한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지난해 1월 제10차 전기본을 내놓은지 1년 4개월 만에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으나, 이번 전기본 실무안은 여전히 그간 기후 대응 측면에서 제기됐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여전히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RE100 선언 기업이 430개(2024년 5월 기준)에 이르는 등 국제사회의 명백한 흐름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조달을 못해 우리 기업의 수출 길이 막힐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우리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앞서 언급한 긴급논평을 토대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실무안의 전면재검토를 요구했다. 기후행동의원모임(준)에는 한정애, 김성환, 위성곤, 김원이, 민형배, 이소영, 허영, 박정현, 박지혜, 백승아, 임미애, 차지호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