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건축·전기·설비 등 공종 간 협업 강화로 공사 기간 및 비용 절감 등 효과 발생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현대건설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와의 협력을 통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업은 파나마 운하의 뒤를 잇는 파나마 역대 최대 규모의 새로운 인프라 프로젝트다.
![@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3호선 3D 모델링. [사진=현대건설]](/news/photo/202408/55064_62214_1712.jpg)
현대건설과 오토데스크는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BIM(빌딩 정보 모델링)과 CDE(공통 데이터 환경) 역량을 기반으로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글로벌 건축 및 건설 시장에서 BIM과 CDE의 중요성을 입증해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실용적인 BIM 활용 계획과 CDE를 통한 공종 간 협업을 제시했다. BIM은 건축물의 3D 디지털 모형에 건축물의 설계, 시공, 운영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로, 설계 단계부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공오차를 방지해 공사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 정부에서도 건설 공사시 BIM 의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BIM 데이터는 CDE 플랫폼에 저장되고 관리돼 설계, 토목, 건축, 전기, 설비 등 다양한 공종에 종사하는 담당자들이 실시간으로 동일 정보를 확인하며 협업할 수 있다.
공종간 협업 활성화에 주효한 CDE의 중요성은 국제적인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부각되고 있다. CDE 활용 이전에는 다국적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장시간 회의나 출장 등이 필요했으나, CDE를 통해서는 하나의 공통된 시각화 모델을 보며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어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또한 CDE를 통한 협업은 탁월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설계 단계부터 각 공종 담당자가 참여하고 실시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이 초기에 해결되는 강점이 있다. 이는 설계단계에 비용과 인력을 집중 투입, 후반부 시공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비용과 공사기간 연장을 방지하는 ‘프런트 로딩기법’을 건설 산업에 적용한 것이라고 현대건설 측은 설명했다.
황재웅 현대건설 토목인프라설계팀 책임매니저는 “20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발굴된 이슈가 약 1만3000건”이라며 “CDE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상당수의 이슈가 시공 직전에 드러나거나, 설계 변경과 공사기간 연장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에 사용한 CDE 플랫폼은 바로 ‘오토데스크 컨스트럭션 클라우드(Autodesk Construction Cloud·이하 ACC)’다. ACC는 설계부터 운영까지 건설 프로젝트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데이터 연결 관리를 지원한다. 데이터 통합에서 오는 보안 및 설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각 담당과 역할을 미리 설정하면 권한이 자동으로 지정되고 클릭 몇 번으로 권한을 조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BIM과 CDE 활용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춘 현대건설은 파나마 운하 아래 4.5km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3억5000만달러(약 4600억원) 규모의 공사도 추가로 수주했다. 당초 이 사업은 다른 기업에 우선적으로 제안됐으나, 보여주기식 BIM이 아닌 CDE 중심으로 협업해 BIM의 실질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수행 역량을 강조한 현대건설이 최종 수주권을 따내게 됐다.
현대건설 측은 “이러한 BIM과 CDE 연계 모델 프로세스와 경험은 향후 여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시에도 락인(Lock-in)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토데스크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현대건설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수주는 공종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토데스크의 ACC를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향후 더욱 국제적인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건축 및 건설업계에서도 선제적으로 BIM과 CDE를 도입해 활용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