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 공개 표명 5명, 3명만 추가되면 가결
권성동-김태호 원내대표 선거 결과 따라 당론 '재결집' 예상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의 정국이 가팔라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인 '2월 퇴진·4월 대선' 또는 '3월 퇴진·5월 대선'을 놓고 대통령실 설득에 나섰지만,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입장이 알려지며 난관에 봉착했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11일 "대통령실에서는 하야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입장이 너무나 명백하다"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질서 있는 퇴진'이나 로드맵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인데, 나머지(선택지)는 의미 없는 것 아니냐"며 당의 추가적인 대안 논의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의 입장이 하야보다는 탄핵이 낫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국민의힘도 질서 있는 중도 퇴진에서 탄핵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하며 여당에서 이탈표가 더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현재 표결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조경태 안철수 배현진 장동혁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박정훈 우재준 진종오 의원 등 10명이다. 이 가운데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조경태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의원 등 5명이다. 이로써 탄핵안 가결까지 3표만 남은 셈이다.
나머지 3표가 채워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여당의 분위기다. 중앙일보는 11일 비상계엄 상설특검안 표결에 찬성하거나 기권한 여당 의원 36명을 중심으로 “2차 탄핵안 때는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를 의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고동진·권영진·김상욱·김소희·김예지·김재섭·김태호·박정훈·배현진·안철수·우재준·정성국·조경태·진종오 의원(가나다순)과 익명을 원한 5명 등 총 19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원한 의원 5명은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1차 때 3명(안철수·김상욱·김예지)이었던 표결 참여 여당 의원이 24명 안팎까지 늘어난 것이다. 24명 가운데 7명(찬성 5명, 고동진·박정훈 의원 반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찬·반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윤 대통령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은 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1차 탄핵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그 최종책임자인 대통령 탄핵으로 일단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그 외 대안은 차후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탄핵에 대한 당 분위기 변화 때문에 투표 참여 의사를 추가로 밝힌 24명의 의원 가운데 3명만 찬성표를 더 던지게 되면 탄핵은 가결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렇게 분위기가 탄핵 쪽으로 급변한 데에는 한동훈-한덕수의 당정 공동 국정운영이 위헌시비의 직격탄을 맞아 그 이슈가 소멸돼가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공동 국정운영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그럴 바에는 차라리 탄핵으로 정면돌파를 하는 게 낫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한 대표도 탄핵 찬성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는 주변에 “계엄 사태 관련 폭로나 수사 속도 등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여기에 대비할 것”이라며 사실상 탄핵 가결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구속되고 나머지 군 수뇌부들도 군사보안 누설까지 하며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있는 것도 그들이 '더 이상 탄핵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군의 중추세력인 수뇌부들의 잇단 '폭로'에 대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선영 의원이 "사나이 한번 죽지 두번 죽느냐"며 공개 폭로에 나선 일부 장성들을 질타하고 나선 것도 군의 '배신'에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수사의 최종 칼끝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면서 친윤계에서도 탄핵을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윤 대통령도 하야보다는 탄핵안 가결에 무게를 두고 대응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물었더니 ‘탄핵으로 가는 수 말고 방법이 있나’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친윤계와 친한계 일각에서마저도 탄핵 찬성 여부에 대해 "조금 더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당은 여전히 윤 대통령 탄핵을 두고 관망과 찬성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12일 권성동-김태호 의원의 2파전으로 전개되는 원내대표 선거에 따라 '당론'을 재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