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부동의 1위… 이재용 회장, 주식가치 1년새 15.4%↓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국내 주식부호 상위 50명 중 ‘창업부호(창업으로 부를 쌓은 인물)’가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부호 1위는 10년째 삼성가(家) 차지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바뀌었다. 또 상위 50인 가운데 18명은 10년 새 새롭게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27일 기준 국내 주식부호 현황을 10년 전(2014년 12월 20일)과 비교해 조사한 결과, 상위 50명 중 창업부호가 5명에서 12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31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는 개인별 보유 주식을 연말 종가로 계산했으며, 비상장사 보유지분은 순자산가치에 보유지분율로 평가해 반영했다.
창업부호의 사업 분야는 10년 전 정보기술(IT)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 2차전지 등으로 다양해졌다.
2014년 말 기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당시 7위),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11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12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21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22위) 등 5명으로 IT 및 금융, 건설업이었다.
이에 비해 현재 상위에 오른 창업부호 면면을 보면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8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0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3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8위),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20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24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40위), 김상헌 DN그룹 회장(41위) 등이 새롭게 포함되며 12명으로 늘었다.
지난 10년간 주식부호 50위에 새롭게 오른 인물은 창업부호 6명, 상속형 부호 12명 등 모두 18명이었다.
이 가운데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부호는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9조9213억원)으로 전체 부호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순재 대표(3조720억원), 방시혁 의장(2조5211억원), 장병규 의장(2조2114억원) 등의 순이었다.
주식부호 1위는 10년간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유지하고 있었다. 10년 전엔 이건희 선대회장이 12조912억원으로 1위였는데, 현재는 이재용 회장이 12조1671억원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의 삼성계열사 보유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연초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주식지분은 14조3755억원에 달했지만 1년 새 그 가치가 15.4%(2조2084억원)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 외에 다른 삼성가 3명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조4824억원·3위)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조9023억원·4위),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4조2336억원·6위)이다. 이들은 10년 전 당시엔 10위권 바깥에 있었으나 상속과 함께 보유자산을 크게 키웠다.
여성부호는 현재 총 7명으로, 삼성가처럼 모두 상속으로 부를 일궜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김영식 여사(고 구본무 LG 선대회장 부인) 등 6명은 10년 전에도 주식부호 50위에 들었으며,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새로 포함되면서 1명이 더 늘어났다.
한편 주식부호 50인의 평균나이는 10년 전 55.9세에서 올해는 61.3세로 5.4년 올랐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42세로 가장 나이가 적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86세로 최고령이었다.
주식부호 상위 50명의 지분가치는 84조1235억원에서 86조798억원으로 10년간 2.3%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가치가 1311조원에서 2319조원으로 76.9% 커진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10년 동안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에서 보유지분이 분산된 데다, 새롭게 편입된 창업부호들의 지분가치가 올 들어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