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대한전선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실은 미미...730억원으로 순이익 앞서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해 전선업계 슈퍼사이클 도래로 국내 전선 양대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양사 모두 호실적이지만, 당기순이익의 향방은 엇갈렸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하면서 LS전선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3% 가량 줄었다. 반면, 대한전선은 환 헤지 등을 통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에서 LS전선을 앞질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해 영업익 2747억원,매출액 6조765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2%, 8.8%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700억원으로 전년(1054억원)대비 33.5% 가량 줄었다.
LS전선측은 당기순이익 감소 요인에 대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파생 손익 등 영업외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통화선도계약을 통한 환 헤지(hedge, 위험회피)에 나선다. 환 헤지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환리스크)을 회피하기 위해 현재 시점에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성공과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 불안이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다. 4분기 원/달러 환율(일일 종가 기준) 평균이 1398.75원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LS전선은 환헤지를 통해 고정한 환율보다 더 높게 상승하면서 외화 환산 손실(기업이 보유하는 채권과 채무를 결산일에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LS그룹에 속한 LS일렉트릭도 비슷한 상황이다. LS일렉트릭 역시 지난 7일 909억원 가량의 환파생 상품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3조2820억원, 영업 이익 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43.6%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영업이익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100억원을 초과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급 성과를 기록했다.
한편 환율 상승에 대한 대처 측면에서 대한전선은 LS전선보다 한수 위 고수임을 입증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전년대비 1.6% 증가한 7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700억원에 그친 LS전선의 순이익을 앞섰다.
대한전선이 LS전선의 순이익을 넘어선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파생상품 등 환헷징을 통해 고 환율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