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NG 최강 삼성重에 도전...한화오션 '비장의 카드'는?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2.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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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유일 FLNG 생산업체 '위슨 조선소 제재...韓 FLNG독식 전망
FLNG 최강자는 삼성重...한화오션도 최근 해양플랜트 외연 확장
삼성重 맞서는 한화오션의 카드는 멀티야드 전략 따른 캐파 우위
한화오션이 건조한 세계최초 FLNG/ 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세계최초 FLNG/ 사진 = 한화오션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해 국내 조선의 키워드로 떠오른 방산부문에서 조선 빅3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반면 방산을 담당하는 특수선 부문이 없는 삼성중공업은 이같은 트렌드에서 다소 물러선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조선업계와 증권가에서 삼성중공업의 실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최근 해양플랜트에서 사업력을 강화하면서 삼성중공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다. 건조 실적과 기술적 측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여전히 한수위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화오션도 내밀 카드는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 등 캐파(생산능력)를 경쟁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건조기간과 공정부담이 큰 FLNG 특성상 캐파의 우위는 확실히 강력한 카드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중국 위슨 조선소가 미국의 러시아 관련 제재 대상에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위슨 조선소는 중국 유일의 FLNG 생산 업체다. FLNG는 LNG-FPSO를 뜻하며, LNG를 생산하는 해상 생산설비를 말한다. FLNG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운반선과, 역시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로 이름난 FPSO(부유식 원유 저장 하역 설비)가 합쳐진 해양플랜트의 정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도 2조~4조원으로, 또다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과 비교해도 6~10배 더 비싸다.

FLNG분야에서는 국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중국 위슨을 제외하면 건조가능한 조선소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미국 정부 위슨의 제재 소식은 우리 조선업계의 큰 호재로 평가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FLNG 등 해양플랜트 대결이 가열될 전망이다. 전통의 강자인 삼성중공업에 최근 해양플랜트 외연을 확장한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내민 구도다.

먼저 삼성중공업을 살펴보면 FLNG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1위 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중공업의 FLNG 분야 점유율은 70~80%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과거 FLNG 위기에서도 사업부문을 지키며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한 선주들이 배 인도를 피하거나 계약 파기와 철회가 이어져 국내 조선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2015~2016년 3조6000억원,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은 2014~2015년 4조8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결국 HD현대중공업은 FLNG 사업에서 철수했고, 한화오션도 해당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계에서는 고난도 공정일수록 숙련인력과 건조경험, 노하우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건조 경험에서 삼성중공업의 FLNG 경쟁력의 진가가 발휘되는 셈이다.

변용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일한 해외 FLNG경쟁자인 중국 위슨조선소의 제재대상 등재로 향후 삼성중공업의 FLNG아성은 더욱 굳건해졌다”고 평가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위슨 조선소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미국 Delfin FLNG 1~4호기, 캐나다 Western FLNG 외에도 아프리카, 멕시코, 수리남 등 전체 FLNG 파이프라인에 대한 수주 가시성이 높아졌다”면서 삼성중공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화오션도 최근 해양플랜트 분야의 쟁쟁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4월에 ㈜한화 건설 부문에서 풍력, 글로벌 부문에서 플랜트 사업을 양수해 해상플랜트 부문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월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업체 다이나맥홀딩스를 인수해 관련 사업기반은 한단계 뛰어올랐다.

다이나맥은 FLNG, FPSO의 상부구조물 제작에 전문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한화오션은 다이나맥을 통해 해양플랜트 생산거점을 다각화 하는 ‘멀티 야드 전략’을 내세웠다.

특히 다이나맥 인수로 한화오션이 캐파(생산능력)는 FLNG 분야에서는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 상선 물량도 소화해야하는 조선소 입장에서는 FLNG에 대한 공정부담도 감안해야 한다. FLNG는 일반선박과 동일한 도크에서 건조되는데 일반적으로 상선의 건조 기간은 약 15개월, FLNG는 약 32개월이 소요된다.

이같은 공정부담은 수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중공업이 FLNG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했음에도 ‘연간 FLNG 1∼2기 수주’라는 안정적인 전략을 선택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생산능력의 확충을 통해서 향후 발주가 늘 것으로 전망되는 FLNG·FPSO 물량 소화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심해유전 발견에 힘입어 FPSO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2025년에도 남미, 아프리카지역의 수요가 전체수요의 50% 수 준을 차치하면서 FPSO 발주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는 해양플랜트 부문 발주물량이 늘어도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다이나맥 인수 등은 발주물량 증가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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