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경제, 경기 둔화 국면 진입”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5.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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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건설 동반 부진… 내수 회복도 제약
경기 하강 요인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국책 연구기관인 KDI가 미 관세 여파로 수출 증가세가  꺾이는 등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사진= 연합뉴스  7일 'KDI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은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가 미국 관세 여파로 수출 증가세가 꺾이는 등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사진=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부진과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대내외 경제 심리가 모두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대외 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경기 하방 위험’이나 ‘하방 압력’이라는 표현보다 수위를 높인 것으로 경기 둔화가 현실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3% 증가에 그쳤다. 특히 건설업 생산이 14.7% 줄며 전체 생산 증가세를 제약한 가운데 서비스업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기성도 주거용, 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부문 모두에서 감소해 3월 기준 -14.7%를 기록했다. 국민계정상 1분기 건설투자는 -12.2%로 부진이 심화됐다.

수출 역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 반영되며 대미 수출은 10.6% 줄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20.7%, 철강이 11.6% 감소하는 등 낙폭이 컸다.

내수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제한적이다.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1.5% 증가했으나 승용차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

서비스업 소비는 숙박·음식점업(-3.7%) 중심으로 위축됐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소폭 상승한 93.8을 기록했지만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수입 증가에 따라 3월 14.1% 늘었으나 설비투자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장기평균인 95를 하회했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지표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15만5000명은 정부 일자리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조업(-11만2000명)과 건설업(-18만5000명)은 취업자가 크게 줄었으며 청년층 실업률도 6.3%에서 6.6%로 상승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와 보험료 인상 등 정책적 요인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KDI는 “건설 부문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으며 대외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도 둔화되는 등 경기 하강 요인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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