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신약 후보 물질이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임상에 돌입했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지난 14일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LA-GLA(코드명 GC1134A/HM15421)에 대한 국내 환자 투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LA-GLA의 글로벌 임상을 위해 미국, 한국에서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다국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달 21일 아르헨티나에서 임상 1/2상 IND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 1/2상 시험은 미국 LDRTC 등 6개 기관과 한국 양산 부산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아르헨티나 2개 기관 등 총 10개 기관에서 실시된다. 임상 시험 참여 적합성이 확인된 환자는 4주에 1회 LA-GLA를 피하 주사받는 방식이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진행성 희귀 난치질환으로 리소좀축적질환(LSD)의 일종이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 ‘리소좀’에서 당 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가 결핍됐을 때 발생한다. 체내 처리되지 못한 당 지질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세포독성 및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가 서서히 손상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파브리병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 주사하는 효소대체요법(ERT)으로 치료받고 있다. 이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오랜 시간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과 함께 치료 부작용이 있고, 심장과 신장, 중추·말초 신경계를 포함한 주요 장기의 병증 진행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LA-GLA는 월 1회 피하 주사 요법으로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으며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 기능, 혈관병, 말초신경 장애 개선 등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올해 1월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ODD) 및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홍그루 신촌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많은 파브리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수경 GC녹십자 의학본부장은 “MPSIIIA와 같은 다양한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는 만큼,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장은 “의약품 약효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차세대 지속형 기술이 적용된 LA-GLA가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높이면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되길 바란다”며 “GC녹십자와 함께 임상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