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213.2%→2024년 154.59% 등 빠른 속도로 하락
롯데손보, "제도 변화 따른 일시적 현상...당국과 자본확충 협의 중"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 이하 킥스)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크게 밑돌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킥스 비율은 향후 고객에 지급할 보험금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해놓았는지 나타내는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다만 롯데손보측은 킥스 하락과 관련, "제도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우려를 일축하면서 "제도개선과 금융당국과의 자본확충 관련 논의를 통해 빠른 기간내에 킥스 비율을 권고치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보측의 지난 1분기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119.93%로 지난해 말(154.59%) 대비 34.66%포인트(p) 급감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이상을 30.07%p 가량 밑도는 수치다.
특히 지난 2023년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 213.2%와 비교하면 1년여만에 93.27%p나 감소하면서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여력비율은 손해보험사의 경우 지급여력금액(순자산)을 지급여력기준금액(보유보험료의 17.8%와 3개년 평균 발생손해액의 25.2% 중 큰 금액)으로 산출된다.
이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재무건전성의 주요 지표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롯데손보는 지난 1분기 지급여력기준금액 1조9923억원에 지급여력금액 2조289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부터 당국 권고치를 간신히 넘는 킥스비율로 우려를 샀는데 1분기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기본자본 킥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대신, 기존 킥스의 권고치를 130% 수준으로 내려 자본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롯데손보의 킥스는 하향조정된 권고치에도 못미치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킥스 비율로 인해 롯데손보는 금융감독원과 최근 한 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후순위채 조기상환일이 도래해오자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롯데손보의 킥스비율이 권고치에 미달한다며 후순위채 조기상환에 제동을 건 바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킥스다.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킥스는 –15.55%로 ‘마이너스’ 상태다.
기본자본 킥스는 기존 킥스와 달리 부채성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성을 띠는 ‘보완자본’을 배제하고 자본금·이익잉여금·자본준비금 등 기본자본만을 지급여력금액으로 놓고 산출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킥스 비율 하락에 대해 ”무저해지 예상 해지율 규제와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영향으로 킥스 비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보험회사가 보험 계약에 따른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리다. 보험사들은 장래에 고객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보험금을 보험계약 부채로 인식하는데 통상 미래의 현금흐름은 현재시점 보다 낮게 가치가 산출된다.
IFRS17 체제에서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을 기반으로 보험계약 부채를 산출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의 평가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롯데손보는 킥스 비율 하락이 제도 영향으로 일시적인 하락을 보였지만 곧 권고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견조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제도 개선 등이 이어지면 빠른 시일 내에 권고치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서는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1분기 손해보험업계 킥스 비율 하락은 주로 중소형 보험사들에서 두드러졌다.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로 현재 모회사와 흡수합병을 앞둔 캐롯손해보험의 킥스 비율은 불과 68.57%에 불과해 권고치인 150%보다 81.43%p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빅5 손보사의 경우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킥스 264.5%에서 266.6%로, 2.1%p 올랐고, DB손해보험은 203.1%에서 204.7%로, 현대해상은 157.0%에서 159.4% 각각 올라 양호한 상황임을 입증했다.
KB손해보험은 186.4%에서 182.2%로 4.2%p, 메리츠화재는 248.2%에서 238.9%로 9.3%p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