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도 SK하이닉스 앞설 듯…순익 1위는 25년째 삼성전자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중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놓쳐 SK하이닉스와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0년~2024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별도 기준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148조286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부터 25년래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톱5'에 든 기업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기아 △현대차 △HMM 등 순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1조3314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함과 동시에 영업이익 1위로 등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2위로 밀려났다. 재작년에도 현대차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2년 연속으로 선두 자리를 놓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조3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매출 덩치는 SK하이닉스보다 3배 이상 컸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거꾸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섰다"며 "이러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8.3%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5.9%에 불과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에도 별도 기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6조7633억원으로, 삼성전자(1조4692억원)보다 4배나 높아 올해에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를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과거 2008년에도 포스코에 영업이익 1위를 놓친 적이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당기순이익 규모는 25년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2023년과 지난해 별도 기준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5조3970억원, 23조5825억원으로 1000대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은 4조8362억원 손실, 17조640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외에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톱5'에 이름을 올린 기아, 현대차, HMM의 영업이익은 각각 8조4995억원, 6조5993억원, 3조4897억원을 기록했다.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 정부가 SK하이닉스로부터 3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거둬들인 반면, 삼성전자는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실질적으로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어서 국가 세수 곳간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높은 영업이익을 실현해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가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세수 증가에 기여하는 것도 우리나라 경제 살림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