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대통령 관저 의문의 수조 논란...커져가는 ‘반려 수영장’ 의혹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5.06.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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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이재명 대통령 초청 만찬서 수영장 사진 공개
尹 머물던 한남동 관저 일주일간 수돗물 228t 사용 등 지적
당시 대통령실, 야외 행사 조경 목적 등 해명했으나 의혹 반복 제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작은 규모의 수조 시설 사진을 공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작은 규모의 시설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박홍근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 설치된 작은 규모의 시설물 사진을 공개하면서 '반려 수영장'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함께 지도부를 구성했던 인사 24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참석자 중 한 명이었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관저 내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풀밭 사이에 설치된 야외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물 사진 한 장도 같이 올렸다.

공개된 사진은 관저 내 야외에 마련된 시설물로, 직사각형 형태의 해당 시설 내부 파란색 타일로 마감돼 물이 담겨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시설물의 길이가 약 5m 정도, 높이는 성인 무릎 정도에 불과해 ‘반려 수영장’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깊이가 10cm면 유아풀, 90cm 이상이면 성인풀로 분류한다. 반려견 수영장의 깊이는 통상 소형견은 60cm 이하 대형견은 90cm 가량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재임 당시 관저에서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관저 거주 기간 동안에 수돗물 사용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남동 관저에 입주하고 반년 후인 2023년 6월부터 수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최소 1356t, 최대 2051t을 사용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4월 4일부터 관저 퇴거 하루 전인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수돗물 228.36t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수돗물 사용량은 32t에 달한다.

당시 대통령실은 수돗물 사용에 대해 생활용수, 조경수 관수, 관저 주변 청소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해명에도 관저 내 시설물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았다. 윤건영 의원은 4월 21일 대통령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하나 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작은 수영장이 아닌 외빈을 위한 ‘조경용’이라고 해명했으나 관저 입주 이후 물 사용량이 급증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해당 시설물에 대해 물 사용량과 온수 시설 등에 대한 업계 관계자 증언으로 ‘조경용’이 아니라 ‘반려 수영장’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겨레는 8일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와 친분이 있는 한 인사가 관저 입주 이후에 온수가 가능한 수영장 시설을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업체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은 ‘개가 쓸 것이라 괜찮다’라는 얘기가 있었다는 점과 온수 시설까지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털은 여과기로 돌려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물을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해당 시설물이 건축 관련 법령을 어겼을 가능성과 관할 구청에 신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시설물 설치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의원들은 사적 목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국고 손실과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전 최고위원은 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반려 수영장’ 의혹은 단순한 시설물 논란을 넘어 물 사용량 급증, 건축법 위반 가능성 등 구체적인 정황들이 하나씩 드러나며 의혹이 더 짙어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공적 자산 사적 이용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진상 규명 요구나 수사기관의 본격적인 조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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