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 쇄신 방향 및 지도 체제 개편 등 논의...혁신안 이견은 여전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조기 대선 이후 양대 정당의 체질 개선과 전략 재정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음에도 향후 선거를 위한 정확한 평가 진단에 돌입하며 정권 재창출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책임과 당 쇄신 방향을 둘러싼 내부 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대선평가위원회 가칭 '21대 대선평가위원회' 구성하고 선거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선평가위원회는 후보를 낸 모든 당에서 다음 지도부와 당원들을 위해 선거 과정과 승패를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성을 재정비하는 점검의 시간을 가지며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앞으로 여러 선거가 남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지난 의총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승리에도 향후 남은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위원회는 선거 과정 전반을 되짚으며 전략·공천·메시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찰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에 대해 "(민주당은) 당장 지방선거 뿐만이 아니라 다음 대선, 총선 등을 위해서 선거 과정에 부족했고 어떤 점이 승리 요인인지를 시간을 가지고 분석하는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혼란의 중심에 있다.
조기 대선 패배 이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5대 혁신안 가운데 핵심인 '당원 여론조사 확대'를 두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심지어 당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추진을 저격하며 "여론조사로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쇄신 방향과 실행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새 지도부 구성, 당헌·당규 개정 등 필수 과제들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일부 비윤계는 여전히 전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으며, 당내 계파 갈등도 계속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 주재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 개최, 차기 지도체제 개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 의지와 달리 ‘당원 여론조사’ 실시 등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언제부턴가 당의 민주성이나 절차적 정당성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당의 문화가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인 게 오늘의 국민의힘을 만든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혁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양당의 행보는 ‘수습과 쇄신’에 대한 상반된 태도를 보여준다. 민주당은 평가에서 출발해 전략적 재정비에 나서는 구조이고, 국민의힘은 쇄신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당내 이견이 더 부각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책임과 비전을 명확히 설정하지 못하면 더 큰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향후 주도권은 '변화를 제도화하는 힘'에 달려 있다. 민주당의 대선평가위가 실질적인 혁신으로 이어질지, 국민의힘이 분열을 봉합하고 통합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