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기호순)가 공명선거 실천을 다짐하며 본격 당권 레이스를 시작했다. 두 후보는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에는 뜻을 같이했으나, 당 개혁과 지방선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에선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와 황명선 최고위원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했다. 이들이 서명한 서약서에는 △허위사실 유포·금품 살포 향응 제공·후보자 비방·흑색선전 지역 감정 조장 등 일체 금지 △당헌당규·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결정 준수 및 선거 결과 승복 △단합된 경선 조성 등이 담겼다.
당대표 선거에 도전한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공명선거와 서약과 함께 10대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당원 주권’과 ‘정당 개혁’을 핵심 기조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해법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먼저 정청래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10대 공약을 발표하고 당내 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세운 공약 핵심은 내란종식 및 검찰개혁을 비롯한 ‘당원주권위원회’ 신설과 ‘당원투표제 상설화’다.
특히 정청래 후보는 대의원 제도는 유지하되, 대의원 투표권은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당내 주요 결정이 일부 조직 중심으로 기울어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찬대 후보는 공명선거 실천을 다짐한 날, 정치·정당개혁이 담긴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내세운 공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이다. 그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비례대표도 소환이 가능하도록 하고 청원 요건과 투표 성립 기준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모두 당원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향에는 뜻을 같이하지만 정청래 후보는 구조적 개편, 박찬대 후보는 제도적 접근으로 방식이 갈렸다. 박찬대 후보는 디지털 정당 플랫폼 구축, 의총 공개 확대, 공영제 도입 등을 통해 제도 개선과 참여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당원 교육 및 투표제 등 내부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두 후보는 당 개혁뿐 아니라 차기 당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향후 지방선거 지역 전략도 각각 제시했다. 이들은 권역별 경선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14일 대구를 방문하고 지역 당협위원장, 당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당대표 리더십으로 강력한 개혁과 투쟁이 필요한 시기를 강조하며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다. 정청래 후보는 대구로 이동 전 경기도 정책간담회를 위해 도내 국회의원·원외 지역위원장이 모인 서울 여의도 중식당을 찾아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또한 박찬대 후보는 중도 확장성을 내세우며 대구 지역 공략을 위해 선거기획단을 구성해 영남 인재 당직, 중앙직, 정부 등 기용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경북 지역공약 점검 및 이행 TF를 약속했다. 박찬대 후보는 대구를 시작으로 충북 청주 궁평 제2차도를 방문해 오송참사 2주기 현장을 방문하고, 지역 당원 토크콘서트를 통해 당원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아울러 두 후보는 내란 종식과 검찰 개혁에는 한 목소를 냈다. 정청래 후보는 내란행위 조사 및 처벌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추진을, 박찬대 후보는 지난 8일 12·3 내란 관여자의 사면을 제한하는 ‘내란 특별법’을 발의했다.
최근 당권 판세 흐름을 살펴보면 당내에서는 정청래 후보는 당심에서, 박찬대 후보는 의원 지지에서 우세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청래 후보는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 공략을 시작하며 소통에 나섰다. 이후 광주와 전남 지역도 공략하며 전북에서도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살펴보면 정청래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7월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 후보(47.7%)가 박 후보(37.7%)를 10%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월 10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서는 진보층 47.2%가 정 후보를, 37%가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해당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대표 후보 출사표를 먼저 던진 정청래 후보가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앞섰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차범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당내에서 '명심'이 곧 '당심'이라는 분석도 제기돼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하던 의원회관 사무실을 물려받은 것과 윤여준 후원회장 합류 등 '명심'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격 경선 레이스로 향후 당권 판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한편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자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선출된다. 경선 일정은 충청권 19일, 영남권 20일, 호남권 26일, 경기·인천 27일, 서울·강원·제주 8월 2일로 정해졌다. 이번 선거에서 선출되는 차기 당대표는 오는 2026년 8월까지 임기 1년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