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기계에서 파트너로’, 2025 로봇 자동화 트렌드 10선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5.07.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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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자동화, 전략이 되다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스마트제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현장 작업의 자동화, 유연화, 지능화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협동로봇(Cobot)과 자율이동로봇(AMR)은 고정된 자동화 설비를 넘어, 사람과 함께 일하거나, 공간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현장형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협동로봇(Cobot)과 자율이동로봇(AMR)이 고정된 자동화 설비를 넘어, 사람과 함께 일하거나, 공간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현장형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

최근에는 AI, 머신비전, 고정밀 센싱 기술이 접목되면서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의 기계가 아닌,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지능형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로봇 자동화 산업의 새로운 도약점을 예고하며, 단순한 기계 자동화를 넘어 ‘지능형 로봇 기반 생산 혁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약 500억달러(약 65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협동로봇 분야는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보이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AMR 시장도 물류·제조·유통 전반으로 수요가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시장 또한 스마트팩토리 보급 확대, 중소제조업 디지털화 정책 등에 힘입어 도입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이 같은 기술의 도입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작업자 부족 문제 해결, 작업 안전 확보, 유연생산 체계 구축 등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협동로봇과 AMR은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도 설치가 용이하고,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 제조기업에게도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로봇 자동화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는 로봇이 하나의 독립된 설비가 아니라 전체 공정, 데이터, 네트워크와 연결된 지능형 생산 플랫폼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협동로봇 및 AMR 기술의 발전 방향과 시장 변화를 조망하며, 2025년 현재 제조업 로봇 자동화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 10선을 꼽았다.

① 노코드 프로그래밍 : 로봇 제어의 문턱을 낮추다

최근 로봇 자동화 기술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는 ‘노코드(No-Code) 프로그래밍’의 확산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전문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에 의한 복잡한 코드 기반 티칭(Teaching)이 필수였지만, 최근에는 그래픽 인터페이스(GUI)와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워크플로 설계, AI 기반 자동 티칭 기능 등이 등장하면서 비전문가도 손쉽게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중소제조기업이나 로봇 도입 초보기업에게 큰 장점이다. 초기 도입 부담을 줄이고, 내부 인력으로도 로봇의 기능을 점차 확장·운영할 수 있어 운영 자율성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국내외 협동로봇 제조사들은 이미 다양한 노코드 티칭 툴킷을 기본 탑재하고 있으며, 일부 AMR 솔루션도 웹 기반 경로 설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봇 자동화가 확산됨에 따라 로봇·센서·PLC·ERP·MES 등 다양한 시스템 간의 연동성 확보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br>
로봇 자동화가 확산됨에 따라 로봇·센서·PLC·ERP·MES 등 다양한 시스템 간의 연동성 확보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② AI 기반 비전 : 정밀도와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로봇 자동화와 함께 가장 활발히 융합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AI 기반 비전 검사 시스템이다. 기존의 룰(rule) 기반 검사 시스템은 기준 편차 설정이 어렵고 다양한 불량 패턴을 감지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딥러닝 기반 비전 기술은 불량 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판별이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 반도체, 정밀부품 제조라인에서는 AI 비전 시스템이 협동로봇에 결합돼 불량검사 공정에 실시간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카메라와 연산장치를 분리한 구조로 엣지 단 분석 및 클라우드 연계 품질 관리도 가능해졌다. AI 비전 기술은 이제 검사에서 품질 향상 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 품질 분석, 이상 징후 예지 등 전방위로 확장 중이다.

③ 협동로봇+AMR 통합 : 이송과 작업의 경계를 허물다

최근 제조현장에서는 협동로봇과 AMR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통합 셀(Cell) 설계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협동로봇은 고정된 위치에서 작업하고, AMR은 물류만 담당하는 구조였지만, 이동 가능한 로봇팔, 팔이 달린 AMR, 다기능 모듈형 셀이 등장하면서 이송과 작업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AMR이 부품을 이송하면서 이동 중간에 협동로봇이 조립이나 검사 업무를 수행하고, 완료 후 다음 공정으로 스스로 이동하는 구조가 구현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유연생산 시스템, 다품종 소량생산, 야간 무인화 생산라인에서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시스템 확장이 용이하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 스마트셀 구현의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④ 클라우드+엣지 AI : 단순 운영 넘어 ‘지능형 시스템’으로...

로봇 자동화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로봇 시스템 역시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데이터 분석 및 제어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제조현장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로봇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송해 생산성 분석, 알고리즘 개선, 예지보전 데이터 구축 등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실시간성이 중요한 작업에 대해서는 엣지 AI(Edge AI) 기술이 함께 적용된다. 공장 내 로봇 제어기나 비전 카메라 등 엣지단에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고 판단을 수행하는 구조로, 클라우드와의 결합을 통해 빠르면서도 스마트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자율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글로벌 로봇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클라우드 연계 플랫폼과 API를 기본 탑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기반 로봇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및 SI 기업들이 늘고 있다.

⑤ 디지털트윈(Digital Twin) : 로봇 작업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는 가상공장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실제 제조환경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로봇 동작과 생산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기술로, 최근 스마트제조 고도화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로봇 자동화와 결합될 경우, 새로운 공정의 도입이나 설비배치 변경 전에도 가상환경에서 로봇의 동작 경로, 협업 위치, 작업시간, 충돌 위험 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과 오류 방지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트윈 모델을 지속 업데이트함으로써 가상의 로봇이 실제 현장과 동일한 상태로 동작하며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는 미래 피지컬AI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운영 시뮬레이터로 기능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제조현장에서는 협동로봇과 AMR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통합 셀(Cell) 설계가 늘고 있다. [사진=gettyimage]<br>
최근 제조현장에서는 협동로봇과 AMR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통합 셀(Cell) 설계가 늘고 있다. [사진=gettyimage]

⑥ AI 기반 작업자 인식 및 협업 안전 시스템

로봇이 작업자의 위치와 동선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위험이 감지되면 즉각 동작을 멈추거나 우회하는 작업자 인식 및 협업 안전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기존에는 간단한 라이트커튼이나 구역 설정 방식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실시간 영상 분석, 3D 라이다 센서, 인체 인식 알고리즘이 적용돼 보다 정교하고 유연한 안전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는 특히 협동로봇 및 AMR이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작업하는 경우, 산업안전법 기준 충족과 생산효율 동시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⑦ 모듈형 로봇 플랫폼 : 탈부착·확장형 구조로 설계 유연성 극대화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유연 생산이 강조되는 환경에서 모듈형 로봇 플랫폼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로봇의 팔, 툴, 센서, 주행 유닛 등을 기성 부품처럼 조립하고 탈부착할 수 있는 구조로, 특정 공정의 변경이나 셀 구조의 재편에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 국내외 로봇 스타트업 및 협동로봇 업체들은 다양한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모듈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으며, 사용자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⑧ 인터페이스 표준화 : 시스템간 연동성과 유지보수 효율 향상

로봇 자동화가 확산됨에 따라 로봇·센서·PLC·ERP·MES 등 다양한 시스템 간의 연동성 확보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 인터페이스 표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OPC UA, ROS2, OMRON/SEMI 표준 등 글로벌 연동 프로토콜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봇 플랫폼간 API 연동, 디지털트윈 연계 표준, 이음5G 기반 표준 통신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유지보수 효율과 다품종 설비와의 통합 운용에 필수적인 기반이 된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유연 생산이 강조되는 환경에서 모듈형 로봇 플랫폼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gettyimage]

⑨ RaaS(Robot as a Service) : 구매 대신 ‘서비스형’ 로봇 확산

초기 투자 부담이 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로봇을 구매하는 대신 월 단위 구독 또는 사용량 기반으로 이용하는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도입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솔루션 업체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서비스 수익 확보와 고객 유지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B2B 로봇 비즈니스 모델로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RaaS는 협동로봇, 물류 AMR, 심지어 AI 비전 검사 시스템까지 적용되고 있으며, 국내 일부 SI 기업이나 장비 임대 기업들도 로봇 렌탈 기반 기술 서비스를 실험 중이다.

⑩ 에너지 효율·친환경 설계 : 지속가능 제조로의 진화

로봇 자동화도 이제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성 확보라는 지속가능(Sustainability)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전력 구동 로봇, 대기전력 자동 차단 시스템, 에너지 회생 제어 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CO₂ 배출 감축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도 점차 요구되고 있다. 유럽, 일본 등에서는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을 포함한 로봇 설계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준비하는 제조기업들이 로봇 자동화 도입 시 전력 소모 효율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상 10가지 기술 트렌드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실질적 해법’으로서 산업 현장에 점차 뿌리내리고 있다. 특히 협동로봇과 AMR이 단순 장비가 아닌 지능형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금, 이 기술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언제 도입할 것인가는 모든 제조기업의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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