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에서 산업사물인터넷으로 변화
[인더스트리뉴스 방제일 기자] 독일로부터 시작된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제조업 등으로 불리며 제조업 혁신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의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25년까지 사물 인터넷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 1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중 산업사물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3조7,000억 달러에 이르러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통신혁신재단(ITIF :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에서는 2020년까지 스마트 팩토리가 3,710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사물인터넷은 스마트 혹은 디지털 제조업(Smart Digital Manufacturing) 또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등으로 불리며 제조업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정보의 수집과 축적을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제조업은 생산의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단일 공장 내에서의 공정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과 관련된 공급망 하나하나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조업에 적용된 산업사물인터넷는 생산 현장의 주요 장비와 시설에 센서나 카메라와 같은 기기를 설치해 제조과정의 정보를 수집하고 축적된 정보의 분석을 통해 생산시설을 제어하는 데에 관여하는 것을 의미하며 제품의 연구개발 단계부터 공급망 사슬, 공장의 운영과 마케팅 단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이해관계자들의 원활한 정보 공유를 통해 생산 효율성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 3차원 프린터, 원거리 운용(Teleoperation) 등의 기술은 생산에 소요되는 모든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을 종합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생산 현장의 곳곳에 설치된 각종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에 전송해 정보를 축적한 후에는 축적된 정보를 분석해 의미있는 정보로 변환하고 이를 미래 예측에 적용시키게 된다.
산업사물인터넷의 필수 핵심기술은 크게 스마트 센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스마트 센서는 가속도계, 적외선·초음파센서, 음향방출센서, 자기(Magnetic)센서, 회전력센서, 광센서 등이 있으며 생산 공정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기 위한 산업사물인터넷의 첫 번째 단계에 필수적이며 특히 스마트 센서는 높은 해상도와 감지 정확도, 센서끼리의 네트워크 연결기술이 요구된다.
인공지능은 축적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의 오류, 현장의 갑작스러운 환경변화 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제품의 품질관리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의 예측 분석기법은 원자재 조달 및 관리, 공장 설비의 유지관리에 활용되며 그밖에도 음성인식이나 자연어 처리 기법이 데이터 처리에 활용된다. 아울러 이미지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기술인 컴퓨터 비전 혹은 머신 비전은 이미지 분석을 통해 제품의 품질 검사와 공정제어에 사용된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의 경우 제조 공정 데이터를 수집한 후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고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해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기술로 데이터 센터 구축이 요구된다.
제조업이 산업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이유 - 생산성 증대
센서와 카메라와 같은 하드웨어 설치, 통신 인프라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등 생산 현장 기본 인프라 구축에 드는 초기 자본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선도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이유는 가시적인 생산성 증대에 따른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정상의 오류와 원인을 분석하고 상품 불량률 감소 및 현장운영 최적화를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으며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고정자산의 건전성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공급망 관리 및 원격 운영에도 용이하다. 클라우드에 정보 저장과 공유를 통해 외부의 공장이나 시설과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 원자재 등의 조달과 공급이 원활해질 뿐 아니라 원거리로부터의 생산 현장 모니터링, 진단 및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인력 또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시설정비 전문가와 같은 현장에 상시 필요한 인력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짐으로써 기업 내의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 외부 기업과의 협업에서 생산성이 높일 수 있다.
산업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전통적인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자사의 생산라인에 산업사물인터넷을 적용시키기 위한 투자와 시도를 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나타난 생산성 증가와 비용절감 등의 이익 창출을 이미 체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표적 항공기 제조기업 보잉은 지난 2008년 장비 및 부품, 재고, 인력 등의 추적과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태피스트리 솔루션(Tapestry Solutions)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자회사를 통해 기존의 제조현장 전반에 산업사물인터넷 플랫폼 구축은 물론 기업형 통합센서(ESI : Enterprise Sensory Integration) 플랫폼을 이용해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공급망을 통합관리·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기업인 GE의 제프 이멜트(Jeff Immelt) 전 CEO는 GE의 비전을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이라고 밝히고 공정의 전 과정에서 생산현장의 기계와 운영자 간의 연결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GE는 구체적으로 클라우드 플랫폼 공급업체인 Pivotal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 제품의 생산현장 전반에 산업사물인터넷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가전제품부터 의료기기, 항공기 부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역에 500여 곳이 넘는 공장을 운영하는 GE는 이중 최소 50여 개의 공장을 '생각하는 공장'으로 변환할 계획에 있다. 그러나 산업사물인터넷은 데이터의 수집과 축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사물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 보안은 가장 큰 우려사항이며 업계 전반에서 영업기밀의 보안문제에 대한 우려가 문제가 되고 있다. 나아가 현재 산업사물인터넷 기술은 여전히 개발단계라고 볼 수 있으며 기술 진화의 속도가 빨라 표준화된 모델이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제조업은 산업의 특성상 품목과 공정에 따라 필요한 하드웨어나 정보 인프라의 사양이 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비즈니스 솔루션 제공 기업들은 시스템의 유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시스템 개발 기업은 사용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고 하드웨어 개발 기업들은 다양한 시스템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성이 요구된다.
센서와 같은 검사 및 측정 장비부터 3D 프린터나 착장이 가능한 외골격 로봇(Robotic Exoskeleton), 웨어러블 기기,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기 등 산업사물인터넷의 운용을 위한 하드웨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드웨어 간의 호환성, 소프트웨어의 호환 및 운용가능성이 높은 하드웨어에 시장의 또 다른 기회창출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산업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되는 분야로 각지에서 개최되는 관련 콘퍼런스와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현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트렌드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끝으로 산업사물인터넷은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와 관리자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분야로 국내기업이 해외진출을 위해서라면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이며 현지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