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우리나라를 제조업의 강국으로 이끌어 온 중심지가 바로 경남으로 창원의 기계, 거제의 조선, 울산의 자동차와 석유화학공장이 바쁘게 돌아갈 때 우리 경제도 힘차게 뛰었다. 제조업 혁신이 일어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고 경남 지역경제도 살아난다.”
지난해 12월 13일, 경남도청에서 개최된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발표 현장에서 경남을 중심으로 한 우리 제조업의 공로를 상기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제조업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여러 산업분야를 이끌어가는 기간산업이다.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으나 최근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제조업 특히, 중소 제조업의 생존을 위해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 됐다. 이를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경남의 제조업 성장률 변화다.
2017년 기준 제조업이 차지하는 경남의 총생산액 비중은 38.1%에 달했다. 전국 평균이 27.5%인 것을 감안하면 경남도는 타 시도에 비해 제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그러나 2017년 경남지역 제조업 성장률은 전년 대비 4.89% 감소하는 등 6년 연속 감소 추세다. 최근 7년간 평균 성장률도 1.56% 감소해 전국 평균 성장률 1.85%를 밑돌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스마트공장 등을 통한 제조업 살리기에 나섰으며, 김경수 도지사는 올해를 경남경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산단으로 대표되는 ‘경남형 제조혁신’으로 제조업 르네상스를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이 제조업 혁신을 위한 최적화된 지원 정책이라는 판단으로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경남도는 지난해 8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새로운 경남의 도정4개년 계획에 반영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핵심 부서인 산업혁신과 김영삼 과장은 “중소·중견기업의 제조공정 스마트화로 경쟁력 제고, 근로시간 단축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 정부정책과 연계한 제조업 혁신에 선제적 대응이라는 기본방향을 확정했다”고 종합계획을 설명하며, “경남도의 이러한 노력이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반영돼 2022년까지 2조3,000억원을 들여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 스마트산단 10곳 조성,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10만명 양성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는 ‘2019년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운영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스마트공장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 향상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민간·지역 중심의 스마트공장 정책개발 및 지역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스마트공장 민관합동 추진협의회’ 및 ‘경제혁신위원회’을 운영하고 도출된 정책들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보급·확산 지원사업을 통한 제조혁신 붐 조성
경남도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종합계획’을 중심으로 정부지원금 외 지방비 20%를 추가 지원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000개를 구축하는 등 스마트공장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과장은 “경남도는 특히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발굴해 대기업의 기술·노하우를 활용한 민간의 스마트공장 자발적 확산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국비(3), 지방비(1), 대기업(3), 자부담(3)의 비율로 비용 부담이 이뤄지는 이 사업은 올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포스코, 두산, 한국남동발전 등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도입 희망 중소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시범공장을 전국 20개소로 선정한 바 있다. 이중 경남도에 5개소가 선정됐다고 언급한 김 과장은 “코렌스, 대한오토텍, 율곡, 일광금속, 네오넌트 등이 해당 시범공장”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스마트공장 구축 필요성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축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중심의 지원체계 구축
경남도는 2018년 9월 ‘경남 스마트공장 민관합동 추진협의회’ 발족을 비롯해 2019년 3월 ‘경남 스마트제조혁신센터’를 통한 스마트공장 보급부터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밀착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올해 4월 ‘스마트공장 협업단’을 출범해 공급기업 간 협업을 통한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 과장은 “스마트공장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도입기업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구축 단계별 체계적인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장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해 업종·공정·분야별 전문가 컨설팅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250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전에 사전진단·분석을 통한 스마트공장 구축 방향 및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며, “제조현장에 적합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구축 후 사후관리 지원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경남도는 지자체 최초 ‘스마트공장 컨설팅 지원’을 비롯해 도내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이후 안정적인 사후관리 및 유지보수를 지원하기 위한 ‘스마트공장 솔루션 은행’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공장 구축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자금을 저리로 융자해 주는 ‘경남 스마트팩토리 론’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공장 제조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기술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언급한 김 과장은 “경남도는 2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매년 2,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며, “스마트공장 설계·구축·운영·관리 등 단계별, 대학생(미취업자)·재직자 등 대상별로 진행하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공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최근 산업 기술의 흐름은 ICT를 잘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김 과장은 “기계와 조선산업이 쇠퇴하고 다른 제조업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제조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것이 됐다”며, “스마트공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공장자동화와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김 과장은 “공장자동화는 제조과정에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해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화공장을 지향하는 반면, 스마트공장은 제조 과정을 ICT로 통합, 고객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인간과 기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공장으로 좋은 일자리도 늘었다는 통계는 앞서 언급한 내용과 결을 같이 한다”며, “근로환경 개선과 생산성 증가는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 연구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났고, 생산성 향상이 매출확대로 이어져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재·부품기업 경쟁력 ‘상생’이 핵심
스마트공장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단계적 구축이 중요하다. 제품, 업종, 규모에 따라 각기 다른 스마트공장 구축 전략이 필요하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희망하는 기업은 우선 사전 컨설팅을 통해 해당 공장의 수준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정부 및 지자체 도움을 받아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김 과장은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강한 스마트공장 구축 필요성과 의지를 갖고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업체의 권유와 막연한 기대감으로 추진할 경우 설치 후 사용하지 않는 등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남도는 컨설팅 전문가 150명을 확보해 연간 250개사를 전액 도비를 들여 규모에 맞는 스마트공장 구축 컨설팅을 무상 진행하고 있다”며,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비롯해 매월 1회 이상 스마트공장 우수기업의 벤치마킹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의 구체적 사례와 업종별, 규모별 대표모델을 제시하는 등 보다 쉽게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최근 일본 수출 규제라는 산업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정부, 지자체, 민간에서 나오고 있으며 경남도 또한 김경수 지사를 중심으로 단기적, 중장기적 대응에 나섰다.
도내 제조업 중 42%가 소재·부품기업이라고 언급한 김 과장은 “최근 발생한 위기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산업 생태계 재편에 있어 대-중소기업 간 상생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스마트공장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에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상생 구조가 중요하다”며, “이번 일본 수출규제를 기회가 대한민국 제조업, 특히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재편, 업그레이드를 통해 진화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