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가족회사가 핵심 부품의 납품을 통해 배를 불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4월 전국의 고속도로 터널 192개소에 5년 동안 2,300억을 투입해 친환경 LED조명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도로공사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이 선투자한 뒤 투자비를 일정 기간 분할 상환받는 ESCO(Energy Saving COmpany)방식”이라며, “이번 터널 조명개선 사업으로 터널 내부의 밝기가 1.6배나 높아져 시인성이 좋아진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JTBC에 따르면, ‘LED조명’의 핵심 부품 공급을 사실상 이 사장의 가족회사가 독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LED조명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PLC칩의 대부분을 특정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것이다. PLC칩은 전력선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 부품 중 하나로 친환경 스마트 LED조명의 핵심으로 꼽힌다.
LED조명 교체 사업에서 활용하는 PLC칩을 공급한 회사는 인스코비. 이 회사의 대주주는 밀레니엄홀딩스로 이 사장의 둘째 동생이 대표로 등재돼있다. 또한 그는 밀레니엄홀딩스 주식의 30.8%를 소유했으며, 인스코비의 고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사장의 셋째 동생 역시 인스코비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게다가 올해 3월 말 공직자재산공개에 따르면 이 사장의 배우자가 ‘인스코바이오팜’의 비상장 주식 40,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스코비’가 이 사장 일가의 회사라는 사실이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 사장은 한 매체를 통해 “인스코비가 LED 조명등 부품 업체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그러나 LED조명 교체가 정부 추진 사업으로 분류돼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을 고려할 때, 이강래 사장과 가족들이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오후 도로공사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LED 조명 교체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에너지 효율화 정책의 일환으로 터널 및 가로등의 효율성 향상과 고속도로 주행 안정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14년 12월에 터널조명등 교체 시범사업 계획과 2017년 3월 가로등 교체 시범사업 계획에 의거 진행해 오던 사업으로써 이강래 사장 취임(2017.11.30.)과는 무관하다”며,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이 등기구 및 부품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은 도로공사에서는 알 수 없는 구조다. 해당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취재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뎀(제어기)를 만드는 업체는 총 5개 업체가 있으며, 해당 모뎀(제어기)업체에 KS규격의 PLC칩을 공급하는 업체는 총 4개 업체로 독점공급이 아니다. 모뎀에 어떤 업체의 PLC칩을 사용하는지는 전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라 모뎀제조업체가 선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LED조명등기구 교체 사업은 2014년부터 진행해 왔다. 이강래 사장이 취임하기 전에 마무리 된 2017년 인스코비 시장점유율은 92%였으나, 취임 후인 2018년은 73%로 2017년 대비 19%p 하락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강래 사장은 동생과 인스코비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스코비에서 생산된 칩이 가로등 제어시스템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것은 이번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됐다. 이강래 사장 배우자가 보유한 인스바이오팜은 바이오관련 회사로서 가로등 전기사업과는 무관하다. 또한 4만주, 액면가 500원인 2천만원으로 법적 허용범위에 해당돼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봐 처분하지 않았다. 이해 충돌 역시 법률 자문 결과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강래 사장은 제16~18대 국회의원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임명한 공기업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공수처 설치 절대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