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1977년 설립된 신성이엔지는 냉동공조, 반도체, FPD 산업분야의 초정밀 고부가가치 사업을 진행해왔다. 2007년부터 신성이엔지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고출력 태양광 모듈, ESS 등을 공급하며, 우리나라 대표 ‘재생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의 선봉에 서고자 준비 중이다. 오랜 시간 ‘RE100’ 가입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던 신성이엔지는 최근 진행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RE100’ 시행단계에 돌입했다.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13일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용 및 일반용 전기를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에는 23개 기업이 참여했다. 삼성전자, 오비맥주 등을 필두로 한 11개의 대기업과 신성이엔지, 해줌, 솔라커넥트 등 12개의 중견·중소기업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신성이엔지 재생에너지 사업부문 솔루션사업팀 서경원 상무는 “신성이엔지는 오래전부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었다”며, “이번 시범사업이 국내 1호 ‘RE100’ 기업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봉에 신성이엔지가 앞장섰으면 한다”고 밝혔다.
‘RE100’, 영리 수단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
‘RE100’은 2014년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The Climate Group과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가 연합해 개최한 ‘뉴욕시 기후주간(Climate Week NYC 2014)’에서 처음 발족된 이후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으로 도약했다.
미국, 유럽 기업 위주였던 초기를 지나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 약 22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캠페인에 참여한 수많은 기업 목록 중 국내 기업의 이름은 단 한 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와 기업들은 ‘RE100’ 참여에 대한 뜻은 있었지만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단가, 제도 및 시스템의 부족 등의 이유로 캠페인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경원 상무는 ”우리나라는 낮은 전기요금 등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기업 운영면에서 봤을 땐 다소간의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더 이상 수익적인 부분만 고려해선 안 된다. 기후변화, 온실가스 등 빠르게 악화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필수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캠페인 도입 이전부터 ‘RE100’ 참여를 준비해왔다. 비록 100%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족시키진 못하고 있지만, 뚜렷한 경영철학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가 가장 먼저 나타난 곳은 바로 신성이엔지의 용인 사업장이다.
신성이엔지는 증평·음성·용인 사업장, 분당 본사의 총 4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데, 그 중 용인 사업장은 이미 전체 전력사용량의 40%를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원으로 조달하고 있다. 용인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및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현하는 공장으로 구축됐으며, 재생에너지관련 분산전원을 설치 운영 중이다.
전체 전력사용량의 40%를 차지하는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ESS에서 충당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설비는 총 630kW으로, 매전 348kW, 소내용 279kW, e-mobility(전기차, 전기자전거 등) 충전 등에 사용되고, ESS 설치용량은 태양광+ESS 융복합용 500kWh, 부하관리 500kWh 등 총 1.120MWh가 설치됐다.
서경원 상무는 “용인 공장은 3 ZERO(전기요금, 탄소, 미세먼지)를 목적으로 설계했다”며, “용인사업장 뿐만 아니라 전체 사업장에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으며, ESS를 통한 전기료 절감효과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RE100 확산 위해 정부 지원과 기업간 협업 필요
신성이엔지는 ‘RE100’ 가입에서 나아가 수익모델 구현까지 계획 중이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제도와 연계해 ‘RE100’ 참여를 고려 중인 기업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최적화 모델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경원 상무는 “여러 비교모델을 통해 심화학습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가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RE100’ 확산은 재생에너지 기업인 우리에게 판매 확대를 불러오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의 ‘RE100’ 가입의 제약 조건이 ‘연간 0.1TWh 이상 전력사용량 기업’이다. 대기업의 경우 이 조건을 쉽게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다. 신성이엔지는 타사와의 협업, 한국형 ‘RE100’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경원 상무는 “유관기관으로부터 0.1TWh 기준에 미치지 못 하더라도 REGO 인증서는 별도로 발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정부에서도 한국형 ‘RE100’, 또는 재생에너지 라벨 제도 등을 고려하는 다양한 방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상무는 “규모가 작은 기업, 관심 있는 기업들이 모여 개발, 판매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연합체를 구성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며, “‘RE100’ 시범사업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과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로에너지 빌딩,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배출권, BIPV 지원 제도 등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관련 다양한 제도가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한 인센티브 마련 등이 따라 준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RE100’에 참여하는 방법은 4가지로 기존 전기요금에 추가 요금을 내는 녹색요금제 참여, 자가용 재생에너지발전설비 구축, 재생에너지 발전소 지분 참여, 한국전력공사·발전사업자와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방법이 있다. 신성이엔지는 우선적으로 자가용 재생에너지발전설비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서경원 상무는 “신성이엔지가 재생에너지 기업인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공장, 부지 등 공간제약이 있기에 100% 자가 발전설비 구축은 무리가 있다. 발전소 지분 참여 등 다양한 활용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클린룸’ 1위 기업, 클린 지구로 확장하다
반도체 클린룸 산업에서 높은 기술수준을 자랑하는 신성이엔지는 공간을 넓혀 더 많은 세상을 깨끗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클린환경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으로 에너지 효율, 미세먼지 개선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에너지 효율 향상과 개인의 건강에 기여하는데 활용되는 기술이다.
신성이엔지는 이러한 기술력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첫 제품은 지난 10월 출시된 일체형(All-in-One) ESS 제품이다. 이는 신성이엔지의 공조 전문기술을 접목해 배터리 수명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최적의 환경조건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공조시스템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ECO Friendly mode 설계 등을 구현, 20~30% 소비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설치 편의성을 고려한 LEGO type 설계가 적용돼 설치장소, 위치 등 설치 용의성을 극대화했다.
서경원 상무는 “‘RE100’ 뿐만 아니라 신성이엔지가 가진 재생에너지 기술 및 클린 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전환에 기여하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재생에너지 솔루션 통합 비즈니스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 업계 전방위적으로 협력해 최적의 재생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Solution Provider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