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그동안 태양광에서 에너지로 활용하지 못했던 자외선도 담아낼 수 있는 태양전지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향후 국내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총장 김기선, 이하 지스트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장재형 교수와 한국광기술원(원장 신용진) 정호중 박사 공동 연구팀은 가시광-적외선 태양광만을 사용하던 기존 CIGS(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 유연박막태양전지에 차세대 형광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해, 자외선-가시광-적외선 태양광을 모두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유연박막태양전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12월 30일 밝혔다.
CIGS 박막태양전지는 비 실리콘 태양전지 중에서도 에너지 변환효율이 가장 높으며, 가볍고 유연한 특성을 갖고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형광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는 금속과 할로겐족(불소, 염소, 브롬, 요오드)이 결합된 반도체 물질로, 자외선을 가시광으로 변환하는 발광특성을 갖고 있어 최근 LED, 디스플레이 및 태양전지의 광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CIGS 박막태양전지는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늄(Se)의 4원소로 구성된 화합물을 재료로 하고 있어 광흡수계수가 실리콘에 비해 10배 이상 크고, 안정적이며 내구성도 높다. 따라서 이를 태양전지 제조 시 재료 소모가 적고 공정도 간소화할 수 있어서 고효율의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CIGS 유연박막태양전지는 자외선 영역을 포함하는 짧은 파장대역(300~390 나노미터)의 태양광이 태양전지 상부의 투명전극에서 흡수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지스트-한국광기술원 공동 연구팀은 나노 결정의 CsPbBr3 페로브스카이트 고효율 형광체를 개발해 자외선 영역의 빛을 흡수해 가시광 대역의 빛을 발광하도록 한 뒤, CIGS 태양전지의 투명전극 층 위에 비추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가시광 및 적외선 영역뿐만 아니라 자외선 영역까지 포함하는 광대역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CIGS/페로브스카이트 하이브리드 유연박막태양전지가 개발된 것. 이뿐만 아니라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의 두께를 조절해 소자 표면에서의 반사를 최소화함에 따라 효율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
지스트 장재형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개발된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는 건물일체형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드론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파장변환 형광체에 비해 제작 공정이 간단하며, 가격 경쟁력 및 광 변환 효율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 응용 연구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양산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장재형 교수가 교신저자로 주도하고, 김예찬 박사과정 학생과 한국광기술원 정호중 박사가 공동1저자로 수행했다. 또한,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및 한국전력의 전력산업 기초연구 연구개발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관련 논문은 지난 11월 28일 영국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나노기술 분야 대표 국제 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