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EU, ‘유럽그린딜’로 기후변화 대응 나선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02.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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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S 확대, 탄소국경세 도입,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55% 감축 등 규제 강화 나서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지난 2011년 유럽연합(EU) 집행위는 환경/기후변화 분야 중장기 비전으로 ‘2050 저탄소경제 로드맵’과 ‘자원효율적인 유럽 로드맵’ 등을 제시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출범한 차기 EU 신정부 체재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다. 역사상 최초로 여성집행위원장이 선출된 EU 집행위가 최우선 과제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일부로 출범한 EU 신정부는 독일 출신 폰데라이언(Von der Leyen) 여성 집행위원장을 수장으로 향후 5년간 유럽을 이끈다.

이들은 EU의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11일 EU 집행위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청사진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마련하며, 다양한 이행조치를 내놓았다.

EU 폰데라이언(Von der Leyen) 집행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기후변화 대응’을 선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청사진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마련했다. [사진=dreamstime]
유럽연합 폰데라이언(Von der Leyen) 집행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기후변화 대응’을 선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청사진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마련했다. [사진=dreamstime]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박진아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EU 집행위가 새 수장 아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ETS 확대, 탄소국경세 등 신규 제도 도입을 발표했다”며, “향후 EU의 보호주의 무역 기조가 보다 강화될 전망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은 신규 제도를 각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55% 감축 목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위해 EU가 내놓은 이행조치들은 기존에 발표했던 정책적인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이다. 탄소배출권거래제(Emissions Trading System, ETS)를 해양, 육상 및 건설업까지 확대하고 현재 지급 중인 항공사들에 대한 무상 이산화탄소의 할당량을 감축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 조세 관련 지침을 재검토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40% 감축을 목표로 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55%까지 상향 조정했다. 2021년부터 규제시행 예정인 10개 플라스틱 금지품목(식품용기, 식기류(빨대 포함), 면봉, 위생용품, 풍선막대, 식품포장재, 비닐봉투, 음료수병, 컵, 담배필터) 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건축용품 등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에도 사용제한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륙 차원 온실가스 제재

그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해왔던 EU 회원국이 보다 용이한 에너지전환에 나설 수 있게 투자펀드인 1,000억 유로 규모의 공정전환기금 조성에도 나선다. 또한, 유럽투자은행(EIB) 자금 일부를 유럽기후은행으로 만들고 2025년까지 기후분야 투자규모를 현재의 25%에서 두 배 이상 증액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 대해선 해당 국가의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 CBT)를 도입할 예정이다. CBT는 지난해 12월 2일 유럽의회 랑게(Bernd Lange) 국제통상위원장이 수개월 내 시멘트 제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부과 계획을 언급한 바 있어 시멘트가 탄소국경세의 첫 부과대상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유럽그린딜’ 이행을 위해 향후 10년간 1조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dreamstime]
유럽연합은 ‘유럽그린딜’ 이행을 위해 향후 10년간 1조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dreamstime]

‘그린딜’ 이행에 1조 유로 투자

EU 집행위는 기후변화 대응을 향후 유럽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회원국들 사이에선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EU의 정책이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과 정책 목표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석탄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역시 기존의 에너지 체제를 하루 아침에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전환할 수 없다며, 집행위가 정한 목표 시점이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EU의 예산상황을 고려했을 때, EU 집행위가 발표한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벨기에 브뤼겔(Bruegel) 싱크탱크는 EU가 기존에 추진 중이던 2030 기후목표 도달을 위해서는 연간 2,600억 유로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규 목표 도달을 위해선 연 3,000억 유로가 추가적으로 지급돼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EU 집행위는 지난 1월 14일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이행에 향후 10년간 1조 유로를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지원금액의 자금 조달은 EU 예산에서 절반을 충당하고, 개별 회원국 공공기금에서 약 1,000억 유로, 이밖에 공공 및 민간 부문(인베스트EU 포함)에서 약 3,000억 유로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린딜의 2050년 탄소중립목표에 동의하지 않았던 폴란드의 합류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았던 폴란드는 EU 집행위에 더욱 큰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유럽그린딜’은 올해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지원계획은 내년부터 실행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 부문에서 배출규제 및 세제개편 등 변화가 예상되며, 탄소중립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각국의 법 제정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아 무역관은 “탄소국경세가 향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 자동차, 철강, 화학 등 모든 산업군에 적용될 수 있다”며, “통상감찰관직 신설에 따른 역외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모니터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기업들은 향후 EU의 반덤핑 제소 등 관련 움직임을 더욱 주시해 수출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무역관은 “EU의 기후변화 대응노력은 앞으로도 지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제조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배출감소방안 모색 및 친환경 제품으로의 생산전환 등 보다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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