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미국과 유럽, 한국 등이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선 가운데 캐나다도 수소에너지 비중을 2050년까지 30%로 확대하기로 하고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KOTRA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연방정부는 수소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수소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캐나다 수소전략(Hydrogen Strategy for Canada)’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연간 4,500만t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과 35만개 일자리 창출, 수소 생산 및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수소전략에 15억 캐나다달러 지원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 3년간의 연구‧분석을 통해 ‘캐나다 수소전략’ 정책을 준비해왔다. 글로벌 수소산업을 선점할 수 있도록 투자와 제휴를 촉진시키는 방향의 전략으로 15억 캐나다 달러(1조 3,839억 3,000만원) 규모의 ‘저탄소 무배출 연료기금(Low-carbon and Zero-Emissions Fuels Fund)’이 지원된다.
연방정부는 우선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소 생산량을 확대하고 수소 활용을 산업 전반적으로 확대시켜 나간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캐나다 내 수소 개발 관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32가지의 권고안과 전략적 제휴, 투자 위험도 경감, 혁신, 규범과 표준 등 총 8개의 필수요소를 발표했다.
연방정부는 전력 발전, 제조업, 인프라 산업 등 산업 전반에서의 수소 활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고 2050년까지 50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에너지의 최대 30%를 수소의 형태로 공급해 경쟁력 있는 수소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된 수소가 활용될 수 있는 주요 분야로는 운송수단 연료, 전력 생산, 열 생산, 난방, 화학제품, 철강 제조업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전기승용차와 전기버스에 사용되는 연료전지, 전력 생산을 위한 수소 터빈, 건축용 연료전지 등이다. 연방정부는 향후 수소 인프라 확대 및 수소 가격이 하락하면, 수소연료는 경제성이 충분한 에너지원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
캐나다의 연간 수소 생산량은 300만t으로 세계 생산량 중 약 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풍부한 자원, 숙련된 전문가, 에너지 인프라 자산, 수소연료전지 기술 등이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장점을 갖고 있다.
퀘벡과 앨버타주는 각 지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캐나다 수소 생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퀘벡주는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앨버타주는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의 탄소포집‧저장기술을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중심으로는 연료전지 클러스터(Fuel Cell Cluster)가 형성돼 있어 발라드(Ballard), 큐민스(Cummins), 룹(Loop) 등 수소연료전지 개발 기업들이 밀집돼 있다. 또한 온타리오주에서는 저탄소 수소 생산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민간 기업, 협회 등과 협업해 주정부 차원의 수소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전역에 30개 이상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 진행 중
캐나다 내에서는 온타리오, 앨버타, 퀘벡,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등을 집중으로 수소 생산 및 적용 관련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앨버타주는 지역 내 이미 구축된 에너지 인프라 덕분에 자립적인 수소 경제를 더욱 빠르게 수립하고 캐나다의 주요 수소 허브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미국의 산업용가스 전문기업인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는 앨버타주의 에드먼턴 지역 내 수소에너지단지(Net-Zero Hydrogen Complex) 건설에 총 13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포집‧저장 기술을 통해 블루수소 생산, 전력 생산, 유통 등이 포함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 1500t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고, 연간 300만t 이상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지난 1월에는 독일 티센크루프(Thyssenkrupp)가 퀘벡 지역에 88MW 규모의 수전해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수력을 통해 연간 1만1,100t의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하고 있으며, 시설 가동 시기는 2023년이다.
캐나다는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세계 각 기업과 정부와의 파트너쉽도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는 지난 3월 제7회 베를린 에너지 전환 대화(Berlin Energy Transition Dialogue 2021)에 참가한 독일 정부와 그린수소 생산 및 수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독일로 수출하기 위한 공동 개발 등의 내용이다.
이외에도 캐나다는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 중국, 호주 등 해외 민간 기업 및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수소 생산 및 활용 개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OTRA 이희원 캐나다 토론토무역관은 “지난 7월 개최된 2021년 한‧캐 에너지 포럼에 참가한 캐나다 수소‧연료전지협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캐나다 내 수소 생산 시설 확대, 수소차 생산, 연방정부의 지원 정책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 수소 경제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적합한 시기라고 강조했다”며, “발라드(Ballard), 큐민스(Cummins), 룹(Loop), 유닐리아(Unilia) 등 캐나다의 주요 연료전지 기업들은 해외 여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토론토무역관은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가 집중적으로 형성돼 있는 가운데, 10개의 충전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수소 충전인프라 프로젝트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 기회 분야로는 수소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인프라, 전기차 제조 등이 꼽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NEF에서 발간한 2021년 New Energy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그린 수소의 수요 규모는 13억t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50년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는 1kg당 0.8~1.6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