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울산은 국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의 중심지로 공업생산량의 12.4%를 차지하고 있으며 743억달러를 수출하는 등 한국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대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지로서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 정밀화학소재기술지원단은 울산의 산업 성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고기능성 융복합 화학소재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혁신 지원 △이차전지 소재 개발 및 전지 제조 테스트를 위한 기업 지원 △3D프린팅 소재 상용화 품질평가 체계 구축 △정비화학분야 파일럿 장비 및 시험분석장비 운영을 통한 실증화 지원 등을 주요사업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울산TP 김일환 정밀화학소재기술지원단장은 “최근 국제적인 마찰과 규제 등으로 인해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차세대 산업에 대한 전략적 기술개발과 지원이 주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울산은 기초원료와 전기·전자 소재 생산기업이 집적해 있고 완성차 및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도 자리하고 있다”며, “초정밀 공정기술과 정제기술 등을 융합하면 이차전지, 반도체 등 소부장 전 분야에 쓰이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고부가 소재의 개발을 통해 해외 기술과의 격차를 줄이고 사용배터리 등 다가올 미래 유망산업에 울산이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본지는 울산테크노파크에서 김일환 단장을 만나 정밀화학소재기술지원단 내 이차전지종합기술센터의 역할과 사업내용, 향후 지원 방향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차전지종합기술센터의 설립 배경은?
전기화, 디지털화, 친환경화 등은 미래 산업의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BOT(Battery of thing) 즉, 배터리로 연결되는 세상의 도래를 앞두고 있으며, 핵심 동력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차전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공급망 확보,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등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 2020년 기준,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44.1%를 점유하고 있으나 중국 이차전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K-배터리의 글로벌 주도권 강화를 위해 2021년 7월, ‘2030 이차전지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 발표함으로써 이차전지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이차전지 기업지원 선도기관인 울산테크노파크 이차전지종합지원센터는 울산이 이차전지 글로벌 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R&D 및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소재·부품 개발지원에서부터 실증-인증지원 뿐만 아니라 전기차 사용배터리의 재사용, 재활용에 이르는 이차전지 생애 전주기 기업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울산광역시가 배터리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은?
석유화학·조선해양·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차전지 산업 확장을 진행 중에 있다. 더불어 지역 내 전기차, 전지제조사, 소재·부품기업이 위치하고 있어 전지산업 생태계 조성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은 2021년 10월 ‘울산 전지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해 전지산업 지속 성장 6대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이차전지 소재부터 실증까지 이차전지 전주기 인프라 기반의 전지산업 생태계 조성을 구축하기 위한 토대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해 이차전지종합기술센터의 역할과 주요 사업 내용은?
이차전지 전주기 기업지원의 첫 단계로 파일럿 스케일의 소형 이차전지 제조 및 평가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울산테크노파크 이차전지종합지원센터는 전국 유일의 이차전지 실증지원 전문기관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들의 참여도 이뤄지고 있다. 2013년 구축된 소형 이차전지 제조 및 평가 장비는 연 가동률 86%로 전국 최고수준의 지원 실적을 내고 있으며, 전지제조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차전지 설계부터 제조, 평가까지 개발된 소재품의 실증을 지원한다.
또한, 중대형·각형 이차전지 제조 및 차세대 이차전지 안전성 인증평가 체계를 구축해 기업을 지원하고자 한다. 지난 5월, 울산테크노파크의 이차전지 설계, 제조, 평가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고성능 및 고안전성 전기자동차 각형 이차전지 소재부품 실증화센터 구축사업’이 국책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사업비 규모는 123억원으로 전지제조사 최신 전지 제조공정 동향에 맞춰 60Ah급 각형 이차전지 제조 및 평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지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한 중대형 이차전지 소재·부품 평가정보의 실시간 피드백 지원을 통해 소재·부품의 사업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UNIST, 울산대학교와 함께 총사업비 350억원 규모의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해 울산에 국내 유일의 차세대 이차전지 제조·실증 및 평가 인프라를 구축한다. 울산테크노파크에서는 단위전지부터 팩까지 평가가 가능한 차세대·고성능 이차전지 안전성 평가 인프라 및 인증체계를 구축해 이차전지 성능 및 안전성 인증을 기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2030년 약 42만대 분의 배출이 예상되는 전기차 사용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해 ‘전기차 사용배터리 재사용 산업육성을 위한 기반구축 사업’도 수행 중에 있다. 연간 2,000여대의 전기차 사용배터리를 진단·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사용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장의 산업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기업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소형·중대형 이차전지, 차세대 전지, 사용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에 이르는 이차전지 생애 전주기에 대한 울산 관내 기업의 근접지원이 가능하므로 관련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UNIST, 울산대와 연계해 이차전지 관련 산업의 생산 및 연구인력 양성과 더불어 성숙·정체기의 기존 화학산업에 대한 고부가 가치 소재 및 이차전지 산업으로의 구조개편, 신산업생태계 활성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수혜기업의 고용과 매출 확대 효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배터리 관련 기업과의 협업 및 지원 등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울산테크노파크 정밀화학소재기술지원단은 이차전지 분야 중·소기업 지원 선도기관으로서 다년 간 축적해온 전지제조 및 평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해외에서 민간투자를 받은 2건의 과제협약 체결을 통해 이차전지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울산테크노파크는 2011년 ‘대중소 연계형 이차전지 핵심소재 실용화 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극판제작, 전지조립, 평가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기반구축, 기업지원, R&D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축된 장비들은 10년 동안 유휴나 불용 없이 가동률 연 86% 이상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기업지원에 활용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이차전지 산업의 전망과 향후 계획은?
이차전지는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30년 이차전지 시장은 소형 IT 123GWh, xEV 3,066GWh, ESS 203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차전지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화에 따라 제조·평가 기반 기술의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으며, 울산테크노파크는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통해 이러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소형 이차전지 지원 인프라를 시작으로 중대형 이차전지, 차세대 이차전지, 전기차 사용배터리 지원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명실상부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전주기 종합 지원 플랫폼을 갖춰 이차전지 산업 성장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