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의 증가가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영향력 증가에는 많은 영향을 끼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기업들의 성장세에 다소 힘을 뺏긴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517.9GWh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71.8% 상승한 수치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0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에 오르며, 2020년 147GWh에서 지난해 517.9GWh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했다.
SNE의 트랙커(Tracker)를 기반으로 예측한 글로벌 월간 EV&배터리 출하 전망(Global Monthly EV & Battery Shipment Forecast)에 따르면, 2023년 배터리 사용량은 약 749GWh 수준으로 전망됐다.
국내 배터리 3사, 사용량 늘었지만 점유율 하락… 중국기업 성장세에 ‘주춤’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1년 59.4GWh의 사용량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70.4GWh로 18.5% 성장세를 보이며, 다시 연간 기준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SK온은 17.3GWh에서 27.8GWh, 삼성SDI는 14.5GWh에서 24.3GWh로 각각 61.1%와 68.5%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2021년 대비 30.2%에서 23.7%로 6.5%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9.7%에서 13.6%, SK온은 5.7%에서 5.4%, 삼성SDI는 4.8%에서 4.7%로 하락했다.
이러한 국내 3사의 점유율 하락에는 중국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영향을 미쳤다. 여전한 독주를 진행 중인 CATL의 경우, 2021년 대비 4%의 점유율 상승을 기록해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다.
BYD 역시 167.1%라는 폭발적 성장률을 기록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 동일한 사용량, 점유율을 기록했다. BYD의 고성장에는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높은 BEV, PHEV 판매량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기업은 신왕다(Sunwoda)다. 무려 25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0.9%였던 점유율을 1.8%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파라시스(Farasis)는 지난해 215.1%이라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롭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국내 배터리 3사가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업계는 자칫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며 국내기업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SNE리서치는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중인 가운데 CATL과 BYD, CALB와 같은 중국 셀메이커들은 유럽, 아시아 등 중국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한국계 3사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