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과제를 지닌 에너지 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분산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16일 제주 한라컨벤션센터 A홀에서 개최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세미나에서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통해 민·관·학·연의 지속적인 협업체계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이번 세미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선점하기 위한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유의 자리로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신산업 협의회 민간부문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희집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가 ‘제주 에너지 전환을 통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기조발제했다.
김 교수는 “전력 사업은 지역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며, “제주도는 여름철 피크 전력이 매년 2.9%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전력중개거래·가상발전소(VPP)와 100%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약속한 기업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RE100사업 등과 함께 재생에너지 간헐성에 대비해 순간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유연성 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산업의 큰 변화가 제주도에서 실증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선구적으로 파일럿으로 일어나게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주도는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키는 일자리데이터센터와 플랫폼을 갖춰 일자리가 창출되고 실제 산업이 생길 수 있도록 인력과 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은 ‘분산에너지 특구가 제주 에너지 체계에서 미치는 영향’이라는 기조강연에서 “제주도는 풍력, 태양광이 넘쳐 대용량저장장치나 전력시장가격, 계시별 요금제를 통해 전력 수요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수요자원을 결합한 VPP(Virtual Power Plant), 전기차 충전기를 집합자원으로 하는 V2G(Vehicle to Grid), 태양광 발전력을 활용한 P2H(Power to Heat), 잉여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생산시설 P2G(Power to Gas) 등이 실증되거나 실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이사장은 “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굳건히 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어떻게 생산하고, 전력 공급 측면에서는 무탄소 전원으로의 전환을 이루고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고, 전력 소비 측면에서는 수요차원 분산자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이날 축사를 통해 “여야가 분산에너지 특별법 제정만큼은 조속히 처리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제주가 특구 지정이 되면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도입을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것이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는 만큼 제도 정비와 적극적인 정책적 준비 노력을 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해 지난해 4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수립한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추진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전국 최초로 저탄소 중앙계약시장을 시범 도입하고 단기 필요물량인 65MW(260㎿/h)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비하고,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예비력 시장과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등 전력시장 제도개선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