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산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탄소중립 달성은 온실가스 배출 제로라는 환경 이슈를 넘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선도하는 핵심 주제로 부상한지 오래다.
전기차 확대 속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과 리사이클링 등 신 산업이 글로벌 시장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RE100과 ESG 등 기업도 에너지 관리 능력이 경영리스크에 편입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탄소중립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전망, 투자 전략 등을 공유하는 ‘2023 탄소중립산업포럼(CANIF 2023)’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렸다.
27일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산업 분야의 핵심 정보와 미래 전략을 제시한 ‘EVBIS 2023’에 이어, 28일에는 세계 에너지 신산업 미래 전략 컨퍼런스, ‘NEBIS 2023’가 진행됐다.
첫 강연자로는 ‘전력망 유연성 확보 및 분산자원의 미래 아젠다’를 주제로 한국전력거래소 김영환 제주본부장이 나섰다.
한국전력거래소 김영환 제주본부장은 “한전, 전력거래소 등 대형 발전사 중심의 전력공급체계에서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으로 주연이 바뀌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수요자원(VPP) 등 다양한 분산자원이 주연으로 전력공급체계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환 제주본부장은 “광역 단위로 전력거래소 관제센터가 운영되고, 하위구조로 많은 배전망 운영사와 에너지신사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FUSION 프로젝트’와 ‘LEO 프로젝트’를 소개한 김 본부장은 “혼잡해지는 송배전망 관리에 스마트하고 민첩하고 비용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고객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이사의 ‘에너지 전환 시대의 투자 변화와 전략’ 발표가 이어졌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이사는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속에 EU를 중심으로 그린산업 성장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EU는 2030년까지 510GW 풍력, 592GW 태양광 설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병화 이사는 “미국도 IRA로 인한 재생에너지 확대의 선행지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초대형 육상풍력, 전력망 건설프로젝트가 동시에 확정되는 등 전력망 사업자들에게 요청하는 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각국의 에너지 정책에서도 재생에너지 목표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 이사는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재생에너지의 절대적인 경제 우위가 더 높아졌다”면서, “풍력과 태양광이 화석연료보다 발전단가가 낮아지면서 성장 거점도 다변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20년 글로벌 시장 신규 발전 설비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그는 “EU와 미국이 재생에너지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우리와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격차가 커질수록 탄소감축과 관련된 다양한 무역장벽에 경제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산업의 이슈가 제조업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김미성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장이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배터리 시스템 화재 안정성 강화 방안 및 시험인증’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미성 단장은 “현재 사용후 배터리와 관련해 Repurposing&Reuse 배터리를 활용하는 BESS 시스템 기능 및 성능 평가, BESS 시스템이 활용되는 재사용배터리 라이프사이클 환경 문제 요구사항 등 국제 표준화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강연에서 ‘ESS현장시험 평가’와 ‘이동형 장비를 활용한 ESS 화재 감지/진압 기술 등을 소개했다.
네 번째 강연자로 나선 광주과학기술원 김진호 교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개요’를 발표했다. 김진호 교수는 “국내 전력시장은 2025년 육지를 포함하는 전국 전력시장으로 확대를 목표로 올해 제주를 우선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현물시장 입찰제도를 포함하는 시범사업 시행 예정”이라며, “특히 재생에너지 현물시장 입찰제도는 간헐성 재생에너지에 대해 ESS와 같은 보조전원을 결합한 집합자원(VPP)의 형태로 전력시장에 참여하게 하는 제도로 집합발전기의 급전지시 이행능력 즉, 제어성능을 기준으로 전력시장의 참여방식과 보상을 달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전력시장 및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위해 요구되는 재생에너지의 급전능력은 재생에너지가 ESS와 같은 보조전원과 결합된 집합형 자원(VPP)의 형태가 될 때 가장 이상적”이라며, “향후 현물 전력시장에서 요구하는 급전가능 재생에너지는 독립적 ESS와 같은 보조설비를 구비한 집합형 VPP 형태가 필요하며, 따라서 해당 자원의 충분한 확보를 위해 이에 준하는 법제도 및 시장운영규칙 등 필요하다”고 밝혔다.
율촌 윤용희 파트너 변호사는 ‘탄소중립 시대의 ESG 리스크 관리체계의 방향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윤용희 변호사는 “전통적인 준법 리스크를 넘어선 ESG 리스크를 정학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리스크의 범위, 성격, 식별방법, 관리도구, 관리체계 등에 있어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ESG 리스크는 공적규제에 의무공시, 녹색분류체계 등 ESG 제도, CSDDD·CBAM 등 국제규범, RBA 등 이니셔티브 권고 기준 등 기타 연성 규범이 범위에 포함된다.
이어 윤 변호사는 “ESG 요소 관련 국내 법령상 리스크를 식별, 대응하는 것에서 관리체계 구축을 시작해, 외국법제도 등 글로벌 공급망의 ESG 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ESG 리스크에 대한 내부통제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윤 변호사는 ‘그린워싱’ 리스크 관리, ESG 분쟁/소송 사전 예방 등을 강조하며 ESG 리스크 관리체계의 방향성을 집었다.
마지막 강연자로는 일주지앤에스 강신영 상무가 나섰다. 강신영 상무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수용성개선 정책 및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신영 상무는 “2017년 에너지전환 국민인식조사 결과에서 보면 국민의 77%가 신재생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긍정적이며,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역에 신재생 발전소를 구축하려고 하면 찬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 상무는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조각투자’ 방식을 제시했다. ‘조각투자’는 소액으로도 누구나 자유롭게 신재생 발전에 투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햇의 조합방식 투자, 루트에너지의 P2P 펀드 등 다양한 형태로 현재 사업화 중에 있다.
그는 “독일, 덴마크 등은 주민참여 확대로 친환경에너지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해가고 있다”면서, “현재 특정인만 하는 신재생 사업에서 환경에 관심을 갖는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신재생 조각투자 시대로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29일까지 열리는 ‘2023 탄소중립산업포럼 및 세계 태양에너지·ESS·그린뉴딜·배터리&충전인프라 엑스포’에는 △탄소중립산업포럼 △BIPV포럼 △한국전지학회 춘계학술대회 △PV월드포럼 등이 함께 열리며 태양광 산업을 비롯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동향과 미래를 조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