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재생에너지 인프라 가치사슬에서 철, 구리 등 금속 공급망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들은 이같은 흐름이 탄소중립 전환과 기후위기 완화 조치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중국 등 국제 연구진들은 최근 Nature Communications에 ‘전 세계 재생 가능 전력 가치사슬을 통한 금속발자국 추적(Tracing metal footprints via global renewable power value chains)’이란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재생 가능 전력 부문의 금속 수요를 토대로 소스에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철, 구리, 알루미늄 및 기타 귀금속의 흐름을 조사했다. 이들은 다중 지역 입출력 모델과 가치사슬 분해 모델을 개발했다.
조사 과정에선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젝트의 Exiobase 데이터가 활용됐다. 중국 산둥대학(Shandong University), 푸단대학(Fudan University), 광시대학(Guangxi University), 중국과학원(CAS) 및 미국 메릴랜드대학(University of Maryland)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금속발자국에서 불평등이 증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필요한 금속 개발의 지속적인 아웃소싱이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개발도상국에 아웃소싱이 집중된 채 선진국들은 가치사슬의 고급 부문을 점유하고 있다”라면서, “개도국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생산 활동을 할당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수요 충족에 필요한 상당량의 금속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최소한의 경제적 이익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선 태양광, 태양열, 해양,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 및 지열 등 7가지 밸류체인이 고려됐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사용된 금속의 양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97% 급증했다는 근거 자료를 기초로 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만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에 총 74억 달러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뤄졌다. IEA는 “이 흐름대로 오는 2040년이 되면 전력망 혜택을 보지 못하던 인구의 30%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친환경 시장으로의 진입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불가피하다. 국제기구, 다자개발은행 및 각국 정부의 유·무상 원조가 가고 있다. 발전시설과 송배전망 등 지원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소재 채굴의 각축장도 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배터리 원료의 상당량이 매장된 곳이다. 전기차값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난제다. 저렴한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프리카는 장기적인 대안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을 장악하고 나섰다. 코발트(Co)의 경우 스위스와 중국 기업이 세계 매장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DR콩고 내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진은 “금속 공급 국가를 위해 효율적인 녹색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현재와 같은 불균등한 활동은 탄소제로 전환 및 기후위기 완화 조치를 방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결과는 공급 위험과 소비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무역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