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 부문에서는 한화오션만 순매수 기록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주식에 대한 국내와 외국인 투자자 들의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국인 투자 순매수 규모에서 삼성중공업이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빅3 가운데 한화오션만 순매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개장(1월 2일)부터 이날 장 마감 시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중공업 주식 순매수 규모는 7432만3209주, 7370억여원이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은 264만1985주 3959억여원, 한화오션은 52만7472주 281억여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외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해외 큰 손들이 삼성중공업 주식을 매입하는 이유로는 빅3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는데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상플랜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1위라는 삼성중공업의 강점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지난해 1분기, 빅3 가운데 가장 신속하게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올해 2분기 까지 6분기 연속 안정적인 흑자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변용진 iM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매 분기 예상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으며, 조선소 중 가장 실적이 안정화돼 있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상선·해양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사업부에, 연간 대형 LNG선 20척과 FLNG 1~2척 수주에만 집중한다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보수적 경영전략이 지난해와 올해 빛을 발해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적자 구간을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중공업에 대해 “빅3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여 줬다”면서 “조선주 투자에 반드시 갖고 가야할 선택지”라고 호평했다.
삼성중공업의 보수적인 경영전략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초고부가가치 품목인 FLNG를 비롯한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여타 업체가 넘보기 어려울 정도의 독보적인 막강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말 북미지역 선사로부터 수주한 FLNG는 대당 가격이 2조101억원에 달할 정도다. 최근 LNG 운반선의 선가가 3,000억원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부가가치 선박임을 알 수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특수선 사업부 대신 FLNG에 특화된 기업”이라며 “FLNG 분야의 누적된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마진 확보가 가능하고, 글로벌 1위 사업자로서 향후 2~3년간 충분한 수주 확보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의 표적이 된 기업은 바로 한화오션이다.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한화오션 순매수 규모는 375만3391주, 825억여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 순매도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 순매도 규모는 HD현대중공업 82만8738주·1471억원, 삼성중공업 7051만7328주·709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한화그룹으로 편입돼 한화오션이라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 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의 실적은 아직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흑자전환에 실패한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96억원 적자라는 어닝쇼크를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방산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 재무상태 개선 등 경영정상화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경영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지난 8월 국내 조선사 가운데 최초로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사업을 따내면서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MRO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 하나의 신호탄이다.
상선부문도 지난 2022년 장기파업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빠르게 정상화 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에만 신규수주 4조8565억원을 거둬, 같은기간 HD현대중공업(2조1846억원), 삼성중공업(2조1164억원) 두속의 합산 수주금액을 상회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